<살려 쓸 우리말>㉘‘뽀윰한’ 창밖에서 ‘앙감질’로 뛰는 아이들

2015.09.23 18:39:08

유리창에 성에가 끼었을 때 우리는 “유리창에 뽀얗게 성에가 끼었다”고 표현한다. 또 시골길에서 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갈 때도 “차가 뽀얀 먼지를 날린다”고 말한다.

(1) 성에: 기온이 영하일 때 유리나 벽 따위에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서릿발
(2) 뽀얗다: 「1」연기나 안개가 낀 것처럼 선명하지 못하고 조금 하얗다
                「2」살갗이나 얼굴 따위가 하얗고 말갛다
                「3」빛깔이 보기 좋게 하얗다

그런데, ‘뽀얗다/보얗다, 뿌옇다/부옇다’와 비슷한 말로 ‘뽀윰하다/보윰하다, 뿌윰하다/부윰하다’라는 말도 있다.

(3) 뽀윰하다: 빛이 조금 보얗다
(4) 안개가 {뽀윰하게/뿌윰하게/보윰하게/부윰하게} 끼었다.
(5) {뽀윰한/뿌윰한/보윰한/부윰한} 아침 안개 속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초등학교 국어 읽기 교과서를 보다가 ‘앙감질로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봤다. ‘앙감질로 뛴다’는 말이 어떻게 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6) 앙감질: 한 발은 들고 한 발로만 뛰는 짓. ≒침탁.
(7) 아이는 발등을 돌에 찧이고 나서 동동거리며 앙감질만 해 댔다.

어렸을 적에 ‘깨끔발’이라는 말을 썼던 거 같은데, 사전에는 ‘깨금발’이 실려 있다.

(8) 깨금발: 한 발을 들고 한 발로 섬. 또는 그런 자세 ≒깨끼발
(9) 고무줄놀이를 할 때 깨금발로 뛰었던 기억이 있다.

‘깨금박질, 깨끔박질’이라는 방언도 있다. 이 말은 ‘달음박질, 뜀박질, 싸움박질/쌈박질, 동구박질(‘소꿉질’의 방언)’과도 형태가 닮아 있다. 어떤 사람은 ‘깽깽이’라고도 한다는데, 사전에는 ‘깽깽이걸음’이라는 말이 있다.

(10) 깽깽이걸음: 앙감질해 걷는 걸음걸이

‘앙감질’이나 ‘깨끔발’, ‘깽깽이걸음’은 한 발을 들고 한 발로 서거나 뛰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뽀윰한 안개 사이로 동무들이 깨금발로 뛰는 모습은 아련한 어릴 적 추억이다.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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