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산 킨텍스에서 모 유명가수의 콘서트가 있었다. 흥겨운 가락에 관중들은 손뼉을 치고 덩실덩실 율동을 하는가 하면, 선율이 있는 노래에 숙연해지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요즘 연말과 맞물려 K-Pop 노래나, 크리스마스 캐롤에 한층 밝아진 표정들이다.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이악치심(以樂治心)이라는 말이 있다. 음악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순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논어-태벽편(泰伯篇)’에 ‘공자는 시(詩)로써 정서가 순수해져 감흥이 일어나고, 예(禮)로써 행동이 절제되어 바로 서며, 음악(樂)으로 인성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에서 유래한다.
율곡선생도 ‘고인 (古人)은 이악치심(以樂治心)’이라 했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해 음악을 배우는 것과 학문을 하는 것은 다름이 없음(학악여위학 무이의·學樂與爲學 無異矣)을 강조했다.
음악은 시대와 국경, 이념을 초월해 마음을 움직이는 데 다양하게 활용됐다. 가무를 사랑했던 우리 민족은 가슴 속 한을 달래는 노랫가락이나 민요, 노동의 고단함 씻기, 추임과 매김의 판소리, 악기 연주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려 왔다. ‘역발산기개세’를 자랑하던 초패왕 항우의 용맹한 부하들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랫소리에 무너졌다. 최근 목함 지뢰 도발에 확성기음악으로 대처한 우리에게 북한이 전시 동원체제를 선포할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을 초래한 것도 음악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이악치심(以樂治心)의 큰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음악은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합창이나 합주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도, 자기소리만 낼 수 없고 남의 소리도 들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리하여 자기조절력이 생기고 아름다운 시와 같은 노랫말로 정서가 순화돼 저절로 인성교육이 이뤄진다. 또한 음악은 꿈과 끼를 발휘하고 희망을 키우는 감동 덕목이라고 현장의 지도교사들은 한결같이 말하곤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해 마음을 다스리는 치심, 즉 예가 포함된 인성함양의 중요성은 시대를 불문한다. 근래 폭력성향과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꿈을 잃은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 많다. 이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방안과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으나 교육방법과 내용에 논란도 적지 않다. 학교와 관련기관에서는 건전한 노래보급, 청소년 합창, 합주가 포함된 문·예·체교육 활성화 방안과 지원책을 새롭게 마련해 아이들의 밝은 표정, 풍부한 감성, 배려와 화합, 꿈과 희망을 가꾸는 창의‧ 인성교육으로 적극 추진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