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생활 30여년! 녹록지 않았던 교단생활에서 힘겹고 외로울 때마다 잡은 손을 놓지 않던 아이들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려운 일들이 해결됐던 것 같다. ‘사랑’이란 이름표를 달고 내 곁을 맴돌던 아이들에게 할 수만 있다면 무한 행복을 영원토록 리필해주고 싶다.
새내기 교사 시절부터 되도록 학교 이동시 열악한 학군을 선택했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갈 나의 역할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사다난한 교직생활은 수없이 이어져갔다. 전세금을 갖고 도망친 아이를 데려오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고 무지한 엄마가 만들어준 보건증을 들고 대구의 티켓다방에 가있는 아이를 데려오기도 했다. 정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난이 역시 처음에는 나를 무척 힘들게 했지만 마음을 다잡은 이후부터는 시종일관 나를 믿고 따라주었기에 기적은 이뤄질 수 있었다. 사랑과 믿음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나 역시 행복할 수 있었고, 하나 된 우리는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
난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굴하지 않고,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제자로 내 가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나와 같은 사도의 길을 걷고 있는 난이는 요즘도 쉼 없이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벌써 5년차 선생님이 된 난이는 올해 다른 학교로 이동했고, 얼마 전엔 2월에 결혼한다는 말과 남편이 될 짝지와 찾아오겠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줬다. 난이야, 알고 있니? 너로 인해 나의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배가 되었는지를.
진정 교사의 삶이 이토록 가슴 뛰는 날들이 될 줄 몰랐다. 그저 교사이기에 아이들과 함께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음에 송구한 마음이다. 소리 없이 묵묵히 교단을 지켜나가시는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과 교단수기 대상 수상의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