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작은 해프닝으로 끝난 일을 적은 글이기에 다소 부끄러움이 앞선 수상소식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아이들에게서 자살이라는 말이 너무도 쉽게 회자되는 상황에서 저에게는 강하게 기억에 남는 일이어서 언젠가 한번은 곱씹어 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막연히 자살하거나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붙잡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돌이켜 보면 겁도 없이 시작한 교직생활이었다. 일년 일년 교직 경력이 쌓여갈 때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보다 많은 부분에서 아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졸업 후 찾아와 10년 전에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는 절망감을 느꼈을 때 찾아올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아직 여물지 않은 글을 선택하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