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의 지혜

2005.02.05 22:43:00

요즘 명퇴나 사오정등의 유행어에 당당한 직업이 교직이 아닌가 한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교직을 선호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두 차례의 방학을 말한다 전혀 틀리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 일반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도 내가 학교에 나간다 하면 "방학에 무슨 학교를 가느냐?"고 의아해 한다.

사실 7~80년대의 방학은 교사들이 마음대로 쉴 수 있었지만 90년대 이후는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교사들 스스로 직무연수나 자율연수 등의 연수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연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분명 방학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교직은 분명 매력 있는 직업의 하나일 것이다 .

나는 35년을 근무하고 있는 50대 중반의 평교사이지만 정년이후를 걱정하고 있는 다른 직장의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내가 교직을 택한 것에 감사하며 당당하게 근무하고 있다 .

그런데 요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일이 생겨났다. 모 교직단체와 교육부의 단체 교섭에서 '방학 중의 교사는 근무(학교 출근)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조항이 생겨난 이후 이 조항을 들고 나와 40일이상의 긴 방학동안 단 하루도 학교에 나와 근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교사들과 학교의 관리자인 교장과의 마찰이 생겨 서로간의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부러워하는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근무처인 학교에 40일이상의 긴 방학동안 단 하루도 나가서 근무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정밀 개인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

미국의 교사들은 방학이 무급제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직에도 어느 순간에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들이 닥칠지도 모르는 판국에 긴 방학동안 단 하루도 학교에 나와 근무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소탐대실(小貪大失) 즉, 적은 이익을 얻으려다 큰 손해를 본다는 바둑 격언을 떠 올리게 한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 모두는 자신들을 추슬러 보아 어느 것이 옳고 그른가의 옥석을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여겨진다.
위동환 서울금양초등학교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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