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살고 있는 남도학숙은 사생들을 위해 매학기 6회 정도의 교양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 실시하는 교양강좌의 주제는 "히키코모리" 였고 처음 들어 보는 용어에 호기심이 들어 강좌를 수강하였다.
다목적실을 가득채운 사생들은 낯선 주제에 대한 흥미를 대변하고 있었다. 강좌는 먼저 일본에서 온 친구들의 연극으로 시작되었다. 연극을 통해 히키코모리들의 태도나 생각의 단면들을 소개하려는 의도였다.
일본친구들의 능숙한 한국어 대사 처리로 무사히 연극은 끝이 났고, 다음으로 인솔자인 노다씨가 나와서 히키코모리의 뜻과 발생원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강연하였다.
히키코모리란 외톨이란 뜻으로 일본에선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일본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집계한 히키코모리의 수는 41만명이나 이들은 부등교학생(1년에 30일 이상 결석한 학생)만을 집계한 것으로 실제론 100만 이상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노다씨는 말한다.
히키코모리의 80% 이상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시점에서 발생하며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점가 거의 일치한다. 흔히들 히키코모리는 그들의 부모들이 문제라서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보모들은 오히려 근면, 성실하며 모범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히키코모리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맞물려 일본뿐 아니라 한국, 중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한 필요성을 약화시키기 떄문이다.
특이한 것은 히키코모리는 서구사회에선 발생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것은 유교사상의 영향 때문이다. 서구사회에선 성인이 되면 독립생활을 해야하나 동양에서는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히키코모리들은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어 무능력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히키코모리중에는 간혹 폐륜아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히키코모리는 그가 속한 가족의 구성원들에게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수입이 없기 때문에 연금, 의료보험비의 납부와 수혜와 거리가 멀다. 또한 이들에게 제공되는 실업수당은 국가의 재정을 축냄으로써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다.
히키코모리는 더 이상 일본만의 사회적 병폐 현상은 아니다. 이것은 미래 한국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노다씨의 말중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히키코모리들을 한국에 데려왔더니 치유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한국 특유의 끈끈한 정(情)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는게 아닐까 라고 노다씨는 생각하고 있었다.
사회가 발전할 수록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사람들 사이의 유대는 약화되고 있다. 가족 안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그리고 잠재적인 히키코모리들에겐 무엇보다도 관심이 필요하다. 그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보듬어 줄 수 있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는 현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심각하게 대두된 왕따는 바로 히키코모리의 맹아라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