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씨! 얘기 잘 들었습니다"

2005.04.15 10:57:00

무상 교육 실시! 학벌없는 사회 실현!! 홍세화는 이렇게 외쳤다.

얾마 전부터 학교에 붙은 벽보가 내 눈을 사로 잡았다.
'홍세화가 한국 교육에 대해 말한다. 4월 14일 저녁 6시 서울교육대학교 사향문화관'
예비교사인 우리들에게 과연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그는 찾아왔을까 하는 호기심에 사향문화관으로 발걺음을 옮겼다.

강연이 시작되고, 무대에 오르는 홍세화씨의 얼굴은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였다. 그런 얼굴을 가진 그가 강연이 시작되자 한국 교육에 대한 날카로운 생각들을 쏟아냈다.

그는 한국의 교육과정을 '자기의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화 과정'이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사고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교육. 교육을 통해 자발적 순응을 이끌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현재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교육이라는 것의 실체라는 그의 말은, 그 동안 아무런 비판 없이 교육을 받아 왔던 내겐 정신차리라는 소리로 들렸다. 일제의 잔존인 학교 구조에 대한 이야기 또한 조작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란 존재에 대한 질타로 들렸다.

뒤르깽이 말한 의식형성 과정인 사회화. 사회화의 결과물인 우리들. 대중을 조정하는 권력 집단들과 그들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교육과정과 대중매체. 그리고 그러한 수단에 의해 무의식 중에 사고의 뿌리를 점령 당한 채 살아가는 나….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한국 교육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홍세화씨가 제안하고 있는 무상교육과 대학 서열화 철폐 그리고 그것들을 뒷받침 하기 위한 사회 연대의식, 바람직한 엘리트 의식들. 평소에 많이 들어왔던 말들 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것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자기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거품뿐인 교육열. 그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신분상승의 열망. 그것만이 오늘날 한국 교육의 전부라고 말해도 많이 틀리않은 현실에 탄식감과 자괴감이 교차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며 학생들의 의식 형성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것은 교사이다. 한국의 교육이 바뀌기 위해선 사회적인 의식 구조 전반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한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 주체인 교사의 각성이다. '긴장을 가지고 살아가라'는 말로 홍세화씨는 강연을 마무리하였다. 교사들에겐 항상 긴장이 필요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깨어있어야 할 이들이 바로 교사라는 점에서 예비교사인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운동회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운동회 준비로 공부할 시간을 빼앗겨서 라는 이유가 아니라 운동회 한답시고 몇 주 전부터 아이들을 동원해서 예행연습 시키고, 줄세우기 하고 앉아있는 운동회가 왜 필요한건지 모르겠어요"

자신을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한 한 어머니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김지훈 학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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