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경우 주 5일제 수업이 두 번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토요일에 등교를 원하는 아이들이 많고 그 원인으로는 교외 프로그램이 빈약하고 부모들과 토요휴업일을 같이 보낼 여건이 안돼는 아동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보도를 보면서 체험학습지도사를 파견해서 알차게 토요일을 보낼 수 있었다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이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 교육부가 발표한 주 5일제 수업 안을 보면 주 5일 근무제로 바뀌어가고 있는 사회와 함께 학교도 토요휴무가 필요하고 토요일이 단순한 쉬는 날에서 즐거운 학습의 날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과 그를 위해 각급 학교 및 도서관, 박물관 등 평생학습기관을 이용한 특기. 적성교육과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며 행정이나 재정적 지원책도 강구하겠다는 내용
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그런 만족할만한 조치가 취해지지도 않았는데 전국적으로 실시하면서 오히려 책임 있는 관계자의 발표는 맞벌이 부부나 마땅한 대안이 없는 아동은 학교에 오면 학교에서 잘 돌보겠다는 것으로 들리는 발표를 하면서 학교에서도 그렇게 준비하라는 지시들을 해 학교마다 이런저런 계획들을 짜서 학교 오는 아동들에게 실시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학교에 오는 아이들도 언젠가는 스스로의 학습계획을 만들어 공부해야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학부모들은 집에서의 어떤 계획보다는 학교에 보내면 좀 더 나으리라는, 그래서 스스로의 계획을 짜는 것보다는 학교에 보내자는 생각을 하게 당국에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월이 가면 그렇게 될 것이니 그 동안은 학교나 교사가 좀 수고하라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아이들이 이 제도에 적응해 스스로의 계획을 세우고 해결하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난 후 갑자기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밀어낸다면 그 간격을 또 어떻게 메울 것인가?
그런데도 정부의 발표만 믿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에게 아이들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교사가 아이들을 학교에 못 오게 하는 것 같아 교사는 말할 수도 없다는 현실이 아쉽다. 아이들이 토요일에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 행정이나 재정적 지원을 확보한 후에 주 5일제 수업을 실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휴무토요일마다 부모 손잡고 놀러가야 되는데 맞벌이부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식의 항의에 토요일마다 부모 손잡고 놀러가는 것이 아니고 부모와 아이 함께 의논해서 아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구체적이고 진실한 홍보를 해서 이 제도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밖으로 보이는 것에만 성급하게 매달려 좋은 제도를 정착시키는데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이왕 예까지 왔으니 지금이라도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적절한 홍보를 해서 바른 주 5일제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