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 재떨이?

2005.07.30 18:24:00

요즘 건강을 위해 걷기 운동을 많이들 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용 챙 넓은 모자에 안면 마스크를 쓴 많은 사람들이 ‘경보’ 비슷한 자세로 열심히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기 맑은 고수부지 산책로나 학교의 운동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걷고 있다. 걷는 운동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 운동이라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열심히 걷는다.

건강을 위해서 일부러 걷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목적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위하고 기름 값도 절약하는 일석이조라는 생각으로 나는 가끔 걷는다. 이삼십 분 정도 걸리는 곳까지는 보통 걸어서 이동하곤 한다.

그 날은 시내 도로가 아닌 교외로 나가는 길을 걷게 되었다. 차도의 도로변 아스팔트가 끝나고 잡초가 많은 흙길을 걸으면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통 색 바랜 담배꽁초들만이 수없이 나둥그러져 있었다. 화학 섬유질의 담배꽁초 필터들은 좀처럼 산화되거나 분해되지 않고 수년 아니 수 십 년을 그 자리에서 그렇게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꽁초들은 더 많아지면서…….

승용차를 타고 가다 보면 왼손 팔꿈치를 차창 틀에 걸친 채로 손가락 사이에 멋지게(?) 담배개비를 끼우고 기분 좋게 담배를 피우는 운전자들을 볼 수 있다. 담뱃재를 차창 밖으로 경쾌하게 떨어내다가 이윽고 담배꽁초를 그냥 도로에 던져 버린다. 불똥이 튕기면서 꽁초는 차량의 소용돌이 바람에 편승 한참을 나둥그러지다가 사정없이 뒤따르는 타이어에 갈리고 갈린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도로변으로 밀려가서 소멸되지 않는 영생(?)을 얻으리라.

사람들이 별로 걷지 않는 길이기 때문에 보행자들이 버렸다고 하기 보다는 차속에서 버린 게 틀림없다. 그렇게 투기된 담배꽁초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이처럼 많은 담배꽁초들을 차로만 이동하는 사람들은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심코 습관적으로 버릴 것이다. 나만 편하면 되고 내 차 속에서 냄새만 안 나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으로 차내의 재떨이를 다른 수납장으로 사용하면서 담배꽁초는 창 밖으로 던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의 흡연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집안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 같은 차량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없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의 피해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꼭 피워야 한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장소에서 피우고, 담배공초를 깔끔하게 처리하여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잊혀져 가는 ‘금수강산’이라는 호칭을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도록 담배꽁초 하나 처리하는 것부터 제대로 실천하였으면 좋겠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 모두 열심히 걷자. 나의 건강이 중요하듯이 자연의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이학구 김제 부용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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