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무엇인가? 교육을 왜 하는가? 교육을 통하여 우리가 얻으려 하는 것은 무엇인가? 교육을 어떻게 하여야 할까? 어렵고 힘드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교육을 아무렇게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너무 서두르지 말고 교육을 개혁하였으면 한다.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인정되고 있는데 높은 교육열 때문에 얻은 것도 많지만 교육열 때문에 치러야 할 대가 또한 만만치 않다. 초등학교에도 가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경쟁에 휩싸여 학습 부담이 늘어나고 있으며, 고등학생들은 야간 학습을 하지 않으면 대학 진학이 어려운 실정이고, 대학은 정원을 마구 늘려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자녀만은 경쟁의 대열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막대한 돈을 교육비에 투자하고 남은 것은 취업하지 못한 자녀의 멍한 얼굴뿐이다. 수없이 바뀌어진 입시 제도 속에서 대학 진학을 하였으나 전공학과 공부는 뒷전이 되고 휴학을 하면서까지 취업 공부를 해야 하며, 대학을 나오고도 또 다시 전문대학에 입학을 하여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육개혁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수많은 제도 개혁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막상 우리가 바라는 교육 문제는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또 다른 교육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교육개혁이 국민의 이해 관계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다. 어떤 교육제도가 나와도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다수가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들이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가 얇아 이것저것 건드리다 보면 교육은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 하게 되고 국민의 가치관은 혼란스럽게 된다. 그래서 약삭빠른 사람들은 기회를 엿보다 자신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자기만의 길을 가버린다. 이제 교육개혁의 바탕을‘삶의 본질’,‘자연의 이치’,‘사람다운 사람’,‘공존의 원리’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도록 방향을 잡고 실천하였으면 좋겠다.
평등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수월성도 아주 중요하다. 한 사람이 전 국민을 먹여 살리는 시대에 교육이 각자의 빛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방해하지 말고 적극 밀어주었으면 한다. 여기가 가렵다 저기가 가렵다 하여 이곳 저곳을 긁어주다 보면 교육은 제 방향을 잃고 엉망이 되어 버린다는 점을 명심하라.
최근 학교 현장을 보면 학생 따로, 교사 따로, 학부모 따로, 교육당국 따로 노는 것 같다. 다양한 사회, 다양한 생각도 좋지만 구심점을 잃어 가고 있는 교육 현장이 정말 안타깝다.
새로이 출범하는 2기 교육혁신위원회에 바란다. 제발 지엽적, 땜질식, 임기응변식 처방으로 졸속의 대안을 내어놓지 말고 먼저 전 국민의 의식을 개혁하는 일부터 시작하였으면 한다. 아이가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학부모가 교사를 불신한다면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 교사는 학부모 겸 교사다. 그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라.
우리 교육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은 교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의식 구조가 잘못되어 빚어진 결과이다. 아무리 교원들이 바른 교육을 하려해도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외면하고 실익을 쫓아간다면 교육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국가로부터 당당하게 자격증을 부여받은 교사의 자존심과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그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기세가 점점 더 커져 가는 상황 속에서 바른 교육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
교사의 잘못도 많이 있다. 그렇다고 교원평가만 하면 교육이 잘 되리라 보는가. 그렇지 않다. 시급한 것은 자신의 자녀만 잘 된다면 무슨 짓, 어떤 일이라도 하고 마는 어른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자의이건 타의이건 남에게 많은 피해를 주며, 남의 희생 위에 자신의 자녀만 편안하게 잘 살게 하려는 생각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서 교원 평가보다 화급한 과제는 어른들의 의식부터 개혁하는 일이다.
내 새끼가 중요하면 남의 새끼도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내 아이가 잘 살고 편안하려면 남의 아이도 편안하게 잘 살게 하여야 한다. 양보하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거룩한 다른 사람들의 희생들이 있었기에 세상은 편안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교육이 인간과 사회를 이끌어 가야지, 어설프게 사회가 교육을 이끌어 가도록 내버려 두거나 휩쓸려서는 안 된다.
지난 9. 11. 테러 사건, 인도네시아의 쓰나미 사고를 보라! 자녀를 열심히 공부시켜 ‘맨해턴’빌딩에서 근무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돈을 많이 벌어 자식을 외국에 관광을 보낸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돌아온 것은 안타까운 죽음뿐이었지 않은가. 세상은 내 생각,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또 다른 타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여야 한다.
무엇이 진정한 교육이며 바른 삶인가?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게 할 것인가? 어른들이 먼저 각성하는 교육개혁을 하여야 한다. 눈앞의 실익을 쫓아가며 허둥대는 어른들의 심성부터 바로 잡자. 더불어 공존하려는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살길이다.
쓸데없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구석구석을 건드려 먼지를 일으키지 말았으면 한다. 먼지가 일면 국민들의 호흡만 가빠진다. 거짓말 하지 말고 속이지 말라. 양심을 저버린 각종 비리와 부정 부패부터 척결하라.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교육감 당선자가 줄줄이 비리와 부정에 연루되어 구속되는 현실을 보면서 더 이상 교육에 대해 할 말은 잊는다. 대학 교수들의 연구비 빼돌리기, 가짜 석·박사 논문과 학위 수여, 성적 조작, 거짓 봉사 활동, 교사 교수 임용 비리, 각급 학교의 과대 광고, 부실 공사 및 감독, 가짜 식품이나 의약품 생산, 수입 농수산물의 국산화 둔갑, 정치인의 거짓말 등 어른들의 비양심적인 이중적 사고방식으로 인한 범법 행위들이 산재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 나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겠는가? 매사에 ‘내가 잘못한 것은 괜찮고 너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어른들이 먼저 바른 심성을 찾아가도록 교육혁신위원회가 제 몫을 다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바른 아이 만드는 교사가 밀리고, 남을 딛고 일어서는 아이 성적 올리는 교사만을 우대한다면 우리 교육의 장래는 암담하다.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교육은 공존의식에 바탕을 두고 겉으로는 선하고 안으로는 실익을 챙기는 이중적 마음부터 개혁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