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포터는 5년여 동안 정보부장을 하면서 컴퓨터 관련 특기·적성 교육에 힘써 왔다. 학교에 처음 컴퓨터실이 생겼을 때 학생들이 얼마나 컴퓨터실에 오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환경이 열악한 농촌 지역 학생들은 집에는 컴퓨터가 없어 오로지 학교에 와야만 컴퓨터를 만질 수가 있으니 어린 학생들의 목마름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1주에 1시간씩 배정된 컴퓨터(정보) 시간으로는 양이 안차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재빨리 고학년들이 자리를 점령해 버리는 것이 일쑤였고, 버스 타고 시내로 나가 컴퓨터 학원을 다닌다는 것도 엄두가 안 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전문 강사를 학교로 오게 하여 컴퓨터 (주로 워드프로세서) 교육을 시켜 상당수 학생이 자격증을 따기도 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퍼져 나간 컴퓨터 보유율은 농촌 지역에도 만족할 만한 보급율을 보이고 있다. 허나 학생들은 인터넷 게임을 즐기거나 숙제 해결을 위한 이용 등 시간을 적절치 못하게 활용하는 것을 보고 항상 워드프로세서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왔다. 이왕 공부하는 김에 더욱 열심히 하여 자격증을 따도록 유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소인수 학생이 주를 이루는 농어촌 지역의 학생들은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 쓸 수밖에 없다. 가령 하루에 1시간씩 방과후에 워드프로세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싶어도 학생이 모여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종목을 연마하여 경연대회에 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사가 지나가기를 기다려 활동을 재개하려고 하면 이번에는 선생님들이 시큰둥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어 힘이 쑥 빠진다.
어느 학교는 3학년 이상 전교생이 수강하여 좋은 성과를 보이는가 하면 전산요원이 있어도 활용할 줄 모르고 교무실에서 업무보조 역할만 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워드프로세서 교육이야 말로 초등학교에서 필수로 행해져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워드프로세서 공부를 하려면 자연히 자판익히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의 위치나 글자의 조합을 저절로 익힐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요한 교육을 매일 실시하고 싶은데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는 풍조가 있어서 정보부장들은 속이 상하고 애가 탄다. 요즘에는 전산요원이 배치된 학교가 많아 학생만 보내 주면 학원 수강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으련만 ······. 반면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시키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컴퓨터를 오락기구 정도로만 사용하다가 열심히 워드를 익히는 모습을 보면 왜 대견스럽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