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통합교육이었구나 !

2005.10.11 13:23:00


정상아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 정도에 따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거나, 전문적인 시설과 특수교사 자격을 가진 선생님의 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은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통합교육은 특수교육대상자를 일반 어린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고 생활하면서 사회적응력을 길러주는 형태의 교육을 말한다.

6년 전 K초등학교에 근무당시 특수학교에 다니던 아이가 적응을 잘하지 못하여 집에서 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형편이라 한명이 소중할 때였다. 부모님도 학교에서 안받아줄까 걱정을 하고 있던 터라 봄 방학 때 곧바로 6학년에 전입이 되었다.

대부분의 특수아가 그렇듯이 얼굴이 너무 잘생겼다. 어떻게 저런 아이가 잘못 되었을까 하며 안타까워하게 된다. 자폐증 아이였다. 가만히 잘 있다가도 갑자기 큰소리를 지르기도하고 혼자서 이상한 행동을 하며 가끔씩 도망을 가서 아이들이 찾아다니기도 한다.

학생이 9명인지라 학습 분위기가 흐트러질 때도 자주 있었다. 담임교사는 특수교사도 아닌 일반학생들만 가르치던 선생님인데도 모든 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사랑으로 가르쳤다. 여자아이들도 손을 잡아주는 등 동생을 돌보듯이 대해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소풍도 같이 가고 운동회도 나름대로 참여하였다. 처음 전입했을 때 보다는 두려움도 없어보였고 친구들의 따듯한 보살핌에 좋아지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부모도 일반아이들과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모든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볼 때마다 칭찬을 해주게 되었다.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에 언행이 많이 좋아졌다. 담임선생님도 힘들어하지 않고 특수교육의 이론을 적용시키려고 하기보다는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베풀었는데 그 효과는 크게 나타났다.

부모도 학교를 신뢰하게 되었고 학교행사에 적극 참여하였다.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표현하였다. 졸업 때가 되니까 1년만이라도 초등학교에 더 다닐 수 없느냐고 했다. 의무교육이라 유급이 안 되고 중학교에 진학을 해야 한다고 하니 실망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특수학급이 없는 인근 중학교에 진학을 했는데 입학만 하고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는 후문을 듣고 떠나와 그 후의 소식은 잘 모르고 있다.

충청북도지정연구학교(청주 금천초등학교)의 통합교육 보고회에 참석하여 인근의 혜원학교(특수학교) 어린이들이 한 학급에 2-3명의 특수 어린이들이 통합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고 K초등학교에서 전입하여 공부한 학생이 이상적인 통합교육을 받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개수업을 참관하면서 "그게 바로 통합교육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특수 어린이들도 언젠가는 정상인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는데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에 분리하여 지도해서는 사화적응이 안 된다는 이론적 차원에서 통합교육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통합교육을 하는 일반 학생의 학부모들은 좋은 시각으로만 보지 않는 것 같다. 자기 자녀의 교육활동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특수아도 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있는 것이고 그들의 부모 마음을 백분의 일이라도 헤아린다면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가 있는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체험을 통해 배우도록 하는 것이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도 일반인의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하면 좋아진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보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수학생들과 공부하며 도와주려고 하는 밝은 어린이들의 표정에서 천사 같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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