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면 충분해!

2005.10.18 21:34:00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더니 한낮은 상큼하게 맑습니다. 저녁 햇빛이 겨우 한뼘 남은 시간! 들판에서 풋풋한 냄새가 피어 오릅니다. 누렇게 익은 곡식들이 포대에 담겨 지는 모습이 너무나도 신기해 넋을 잃고 구경했습니다.

아마 옛날 의좋은 형제들은 "언제 저 너른 들판의 벼를 다 베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달빛을 받으며 쉴새 없이 벼를 베었을 겁니다. "형님은 동쪽에서 베어 오세요. 저는 서쪽에서 베어 올테니까요." 라면서요.

그런데 지금은 어느 시대입니까?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걸맞게 벼 수확 과정도 변했습니다. 풋풋한 냄새는 콤바인이(가운데 빨간색 농기계) 논에 있는 벼를 베어서 볏짚을 논바닥에 뿌리고 간 탓입니다.

볏짚은 자기들이 군인이나 된 것처럼 줄 맞춰 엎드려 있습니다. 볏짚은 논바닥에 버렸지만 볏나락은 크고 네모난 통속으로 주르륵 모아집니다. 모아서 논가에서 기다리는 트럭옆으로 갑니다. 기계의 힘으로 긴 홈통을 트럭의 깔대기에 대고 통속의 벼를 깔대기 속으로 퍼 올려 줍니다. 밑으로 쏟아져 나오는 볏나락을 포대에 담는 것은 사람의 몫입니다. 아니 담는 것이 아니라 포대를 붙들고만 있으면 되지요. 빈 포대는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꽉 차면 새 포대를 갖다 대주기만 하면 됩니다.

꽉찬 벼 포대는 힘센 아저씨가 꽁무니 끼리 맞대어 놓은 경운기에 옮겨 싣습니다. 꼭 필요한 인원이 팀을 짜서 자기 책임을 다합니다. 깔대기에 다 쏟아 놓은 콤바인은 다시 논으로 들어 가고 두사람은 잠시 지켜 보다가 다시 포대에 담습니다. 이렇게 해서 포대에 담긴 벼는 잘 말려서 다음 공정으로 갑니다. 보는 이도 일하는 이도 즐겁고 속도가 빨라 흥미롭습니다. 농촌에 인구가 나날이 줄지만 이런 최첨단 농기계의 힘으로 부족한 일손을 메꿀수가 있습니다.
최홍숙 청송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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