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교육이 지식교육보다 우선

2005.12.14 14:50:00


현대인의 관심사중 건강이 가장 으뜸 이라는 생각이 든다. 30여년전만해도 시골학교엔 학생수가 많았다. 그 당시는 학생들이 모두 걸어서 등하교를 하던 시절이었는데 1교시 공부가 시작되기 전에 운동장 가득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뛰어 놀았다. 쉬는 시간 10분도 운동장에서 놀이를 하였고, 점심을 먹고 나서도 뛰어놀았다.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모여서 놀이에 열중하였다.

하교 길도 걷거나 뛰어 가야했고 집에 돌아가서도 동네 아이들끼리 마을의 공터나 마당에 모여서 놀이를 하였다. 여름철은 저녁을 먹고도 뛰어놀았고 가을 달빛아래서도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았다. 하루생활 중에서 신체활동을 하는 시간이 무척 많았다. 이렇게 놀이에 충실하다보니 비만아가 없었다. 낮에 놀이를 많이 한 아이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숙면을 취해 모두가 건강했다.

학교대항 육상대회가 있으면 시골학교의 어린이들이 중장거리에서 우승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요즈음은 사정이 많이 다라졌고 어린이 비만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잘살게 된 후로부터 어린이들이 영양을 과잉섭취를 하는 반면에 신체활동인 놀이와 운동을 적게 하기 때문에 영양이 축적되어 비만해지는 어린이들이 많고 이는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합병증을 유발하는 등 건강한 생활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비만을 막으려면 식습관이 매우중요하다. 패스트푸드(피자, 햄버거, 시리얼, 아이스크림, 콜라 등)같은 식품을 줄이고 가공을 덜한 자연식품을 많이 먹게 하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발생적인 놀이는 아이들끼리 규칙을 정해놓고 승부를 가리며 신체활동을 하면서 사회성도 길러지고 성장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아이들만의 놀이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을 마당이나 운동장, 또는 숲속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놀이와 운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와 함께 가족단위로 운동을 즐기면 가족의 건강은 물론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게 될 것이다. 요즈음 시골아이들은 학교버스로 등하교를 많이 하고 있고, 도시아이들은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시키면서 과잉보호를 하기 때문에 놀이나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지 못하게 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놀이 할 시간을 지금보다 더 많이 주고 놀이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다 보면 우선 시력이 나빠지고, 몸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근육이 빈약해지고 비만아로 성장하여 각종질병에 노출되는 문제, 친구들과 놀 줄을 모르고 혼자서 외톨이로 자라는 문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잔인하고 파괴적인 폭력물에 노출되는 문제, 이런 것들은 점점 자연과 멀어져 비정상적인 신체와 인성이 형성되어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학교체육도 교육과정에 주어진 시간을 철저히 이수하여 심신이 건강한 학생으로 키워야 한다. 건강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입 체력장이 사라진 것도 지식위주의 교육으로 가는 일면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훌륭한 지식과 재능을 갖추었어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어릴 때의 좋은 습관과 건강생활이 평생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기본적인생각으로 온 국민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야 하겠다. 진정으로 어린자녀의 행복한 장래의 생활을 원한다면 건강교육이 지식교육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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