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편가르기 심화되나

2005.12.22 10:05:00

중도 보수 성향의 '뉴라이트' 진영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항하는 교사 단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뉴라이트 측은 이 교사단체를 향후 교원노조로 발전시킬 계획이어서 교육 현장에서 전교조와의 대립이 예상된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관계자는 20일 "뉴라이트 운동에 공감하는 교사들이 지난 주말 모여 전교조에 대항하는 교원 단체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중앙일보 12월 21일자 인터넷판).

표면적으로는 전교조에 대항하기 위한 교사단체라고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 향후에 교원노조로 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또다른 교원단체의 편가르기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들이 전교조에 대항하고자 출범한다고 선언했지만 결국은 교원단체의 난립을 가져와 도리어 교사들간의 갈등만 더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교원노조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현재의 교원노조와 큰 차별을 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좋은교사운동 등이 서로의 주장을 펼치면서 보이지 않는 대립양상, 때로는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교원단체가 노조의 성격을 띠면서 뛰어든다면 교직사회에서의 교원단체 난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결국은 새로운 기치를 걸고 교원단체 설립에 뛰어들었지만 교원노조가 되면 전교조와 비슷한 양상으로 활동할 것이고 중도보수성향을 기치로 할때는 한국교총의 그것과 비슷한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볼때 이 단체는 때에 따라서는 전교조 성향, 때에 따라서는 한국교총의 성향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메우 높다고 하겠다.

즉 현재의 노조와 큰 차별없이 교원단체만 추가로 설립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각 단체간의 편가르기만 심화될 뿐 교육발전에는 별다른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들이 밝힌대로 평교사가 주도해 나간다는 것은 전교조와 마찬가지로 교장, 교감등의 관리자를 적대시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중도보수성향을 기치로 내걸었다면 그에 걸맞게 모든 교원들을 골고루 가입시켜 그들 나름대로의 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평교사 주도라는 것을 밝힌 것은 현재의 교원노조(특히 전교조)와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고 본다. 어쩌면 현재의 교원노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교원단체가 새롭게 출범하게 되면 또다른 단체가 출범할 것이다. 현재도 교원단체체간의 합의가 안되어 교원들이 얻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 더 많은 단체가 설립되면 결국은 교육부만을 도와주는 꼴이 될 것이다. 어떤 정책을 요구해도 교원단체간의 합의를 전제로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원단체가 많이 설립되기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새로운 단체를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기존의 단체가 어떻게 서로 공조하여 교육발전에 기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앞으로 이들의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겠지만 제3의 성향을 가진 교원단체의 설립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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