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너무 꼼꼼해!

2005.12.22 10:15:00


캄보디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2

"선생님, 꼼꼼해랑 뚱뚱해랑 같은 말 아니예요?"

세상에나. 꼼꼼해랑, 뚱뚱해가 같은 말이라니. 왜 그렇게 생각했냐고 묻자, "클라크몸이 '곰'이 잖아요.(캄보디아어) 꼼꼼해는 곰곰해, 곰 같이 뚱뚱해, 아니예요?"하는 거다. 돼지보다 곰이 더 뚱뚱하니까. 꼼꼼해 한다고 생각했단다. 캄보디아에서도 뚱뚱한 사람을 보면 돼지라고 놀린다.

가이드 치고는 약간 통통하면서,귀엽게 생긴 우리 이김새 학생. 뭐 하는 것도 여자처럼 꼼꼼하게 잘 한다. 작문 시험 볼 때 유일하게 연습장에 써서 옮겨 쓰는 학생도 이김새다. 이김새 일하는 거 보고 한국인 손님들이 "거참, 꼼꼼하네."했나보다.

그런데 우리 이김새는 뚱뚱하다고 한 줄 알고,얼굴은 웃었지만, 마음은 상처를 받은 거다.

그래서 니가 일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 해서 한 말이라고,절대 뚱뚱하다는 말이 아니라고 몇 번을 일러줬다.

"이김새처럼 하나하나 잘 챙기고, 글씨도 또박또박 잘 쓰면 한국사람들은 꼼꼼하다고 칭찬을 해요!"

그런데 정말 귀여운 생각이다. 꼼꼼해, 뚱뚱해. 동남아 학생들은 다들 걱정스러울 만큼 날씬하다.
그리고 놀라울 만큰 꼼꼼하다.
최진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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