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에 금박을 입혔나?

2006.02.22 15:59:00

요즘 초․중․고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는 졸업 시즌으로 시끌벅적 하기만 하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고는 하지만 학부모들 입장에서의 그 시작은 사교육비에 대한 걱정이다.

특히 졸업과 동시에 시작되는 입학 시즌에 들어 갈 돈이 장난이 아니다. 중학교까지는 의무 교육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수업료에 교과서대금 나아가 교복 구입비에 이르기까지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할 가계 부담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하물며 어떤 가정은 이 시기에 빚을 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공공물가의 상승과 더불어 고등학교의 수업료 또한 소폭으로 인상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는 것은 턱없이 비싼 교복 값이다. 입학하는 자녀에게 새로운 교복을 사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진심이나 성인의 일반 정장 값보다 비싼 교복을 사준다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명한 연예인을 앞장 세워 청소년들에게 사행심을 불러일으킨 한 교복업체의 경우 교복비가 무려 30만원에 달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교복의 자율화가 시행됨에 따라 거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다시 등장한 것이 교복이다. 그런데 처음 취지와는 달리 매년 교복 값이 올라 학부모들의 가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물며 학생들 또한 교복을 선택하는데 있어 브랜드와 스타일을 따진다고 한다. 그리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교복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교복 업체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따라서 교복 업체는 교복 원가를 학부모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 또한 교복 업체를 선정하는데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자칫 잘못하면 학교가 마치 교복 업체와 결탁하여 교복 값을 조장하는 기관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학교는 나름대로 학부모의 가계비를 덜기 위해서라도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본교는 몇 년 전부터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펼쳐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 운동은 겨울 방학을 앞두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한 다음 집에 묻혀 둔 동복, 하복, 체육복 등을 가져오게 하여 후배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 여기에서 거둔 수익 전액을 장학금으로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을 시작할 처음에는 헌 교복을 찾는 학부모들이 적어 남아도는 교복을 처리하는데 고심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에는 고입 전형이 끝남과 동시에 모든 교복이 판매되어 처음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예년에 비해 교복 값이 많이 상승한 탓이라고 본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내 부녀회에서도 중학교와 고등학교 동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끼리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입었던 헌 교복이기에 다소 불쾌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잘만 손질하면 새 교복 못지 않다는 사실을 자녀들에게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에서도 연중 캠페인을 통해 펼쳐 대기업 교복 업체들이 더 이상 학생들을 담보로 장사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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