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잡다한 생각이 많아집니다. 다병(多病)인데다 몸도 마음도 차갑기 때문일까요? 저는 지금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행복이란 환경여건이 좋은 데서 오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환경을 잘 극복하는 데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을 되돌아 볼 때 개인적으로는 건강이 더 나빠졌을 뿐 아니라 가정이나 직장면에서도 환경이나 여건이 더 나아진 건 없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에 편안함과 기쁨이 있고 행복을 느끼게 되는 건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인정하고 잘 극복하고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어느 누구보다 저 자신은 극도로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휴대폰만 해도 그렇습니다. 2년 전에는 휴대폰을 사용하였지만 어떤 계기로 사용을 하지 않았더니 훨씬 편하고 좋았습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득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볼 때 많은 선생님들께 불편을 끼쳐드렸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교감 4년 차로 나름대로 요령도 생겨 얼마든지 편하게 지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볼 때 이건 공직자로서 최선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자신에게 변화의 채찍을 들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감동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연로하신 선생님을 비롯하여 부장 선생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의 모범을 보이는 모습들이 저를 더욱 감동의 샘으로 몰고 갔습니다. 신학기 들어 제가 7시 10분 전후에 출근을 하는데 저보다 먼저 출근을 해서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젊은 선생님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숙여집니다.
왜 최근에는 선생님들에게 인자함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호통을 치며 얼굴을 붉혔는지 저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아마 욕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지나고 나면 후회하고 마음 아파하면서 왜 그랬을까? 하며 스스로 뉘우칩니다. 좀더 지혜롭게 행하여 합당히 여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볼까 합니다.
저는 교장 선생님이나 여러 선생님들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편하게 직장생활을 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때부터 생활은 불편해지고 몸 속에 좋지 않은 아드레날린이 생겨 몸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직장생활이 편해야 엔돌핀이 많이 나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함을 줄 것 아니겠습니까? 절대 저 자신으로 인해 여러 선생님들의 생활이 제약을 받는 건 원치 않습니다. 소신껏 편하게 생활해야지요. 그게 저 솔직한 심정입니다.
처음 교감으로 부임했을 때 마음에 다짐한 게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선생님들께 편안하게 해드리자, 부담을 주지 말자, 도와 드리자...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편안하게 생활해야지요. 저가 변했다고들 하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부임 때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부임인사 때 한 말이 기억납니다. 교육은 사랑입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를 사랑하고, 내게 맡겨진 학생을 사랑하고, 한 공동체인 직원들을 사랑한다면 교육의 발전은 물론 참된 행복된 삶을 꾸려나갈 것입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고픈 마음 간절합니다. 여러 선생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