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자리만 펴면 가게 주인이 되는 도깨비장터

2006.05.13 21:28:00


오늘은 주말에다 산책하기에도 좋은 날씨다. 중흥공원의 나무그늘에는 시민단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국수를 잡수시며 흐뭇해하는 노인들이 한가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비둘기들만 잔디밭에서 먹이를 찾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분수대가 있는 광장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가까이 가보니 더불어 살아가는 용암복지마을 재활용장터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 1동사무소가 후원하고 새마을부녀회에서 주관하는 도깨비 장터였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고 어릴 때부터 나눠 쓰는 즐거움과 재활용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직접 사고파는 과정에서 경제생활을 체험하게 중요한 행사였다. 토요 휴업일을 맞은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님들과 함께 동참하고 있어 보기에도 좋았다.

누구든지 지정된 장소에 돗자리를 펴고 물건을 진열하면 가게 주인이 된다. 옷, 책, PC용품, 장난감, 신발 등 물건의 종류도 다양했고 재미있는 가게 이름도 많았다. 인근 아파트의 부녀회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와 컵라면을 실비로 제공하고 있었다.

지난 4월 8일에 있었던 도깨비장터에 ‘아빠랑 아들이랑’이라는 가게를 열었었다는 부모가 쓴 글이 재미있다.

‘아이랑 가지고 놀던 자동차를 2~300원에 판매해서 5,000원이나 수익을 얻었다. 수줍은 아이가 이만큼 하는 걸 보니 대견했고, 아이도 몹시 재미있어 했다. 둘이 나와 번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 아이랑 상의해야겠다.’

집에 어린 아이들이라도 있으면 얼른 물건을 챙겨가지고 나와 동참하고 싶을 만큼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밝았다. 시민단체나 사회구성원들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교사인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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