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어제 휴업일로 정해 등교하지 않는 학교들이 많았다. 충북의 경우도 70%이상이 휴업일이었던 것으로 발표되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문의초등학교도 처음에는 ‘휴업일로 정할 것이냐’를 고민했었다. 그러다 학교운영위원회와 어머니회 회원들이 누가 뭐라고 하던 우리 학교 나름대로 농촌 소재지의 학교에 맞게 스승의 날을 기념하자는 의견을 내놨고 학교도 그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교문에 ‘소중한 꽃 나의 제자! 소중한 빛 나의 스승!’이라고 써있는 플랜카드도 걸었고, 아이들의 가슴에 본인과 담임선생님의 이름이 써있는 ‘사랑해요’ 패찰도 붙였다. 이날은 자녀의 교육활동을 지켜볼 수 있도록 1일 명예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학부모님들에게 학교를 개방했다.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퇴임하신 정기석 학교운영위원장님은 우리 학교에서 개구쟁이가 제일 많은 6학년들에게 효행 교육을 하셨고, 1일 명예교사로 1시간 20분 동안 직접 수업을 담당하며 고생했던 학부모님들이 오히려 스승의 고마움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할 만큼 뜻 깊은 행사였다. 자율 휴업일도 좋지만 농촌의 소인수 학교에서는 학교 공동체의 날로 운영하면 교육적으로도 알찬 행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날 우리 학교의 학부모나 교사들 모두는 촌지나 선물 문제로부터도 자유스러웠다. 학교도 자녀들의 교육활동을 지켜보기 위해 오신 모든 학부모님들이 급식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밥상머리 예절교육을 하도록 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