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제3관은 [한국인의 일생]이라는 주제로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죽은 후 제사까지 모든 과정을 차례로 볼 수 있는 우리 나라의 전통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제3관은 지난 2월부터 전체적으로 모두 뜯어내고 다시 전시장을 꾸미는 대공사를 해왔었다. 그래서 그 동안 국립민속박물관을 찾는 분들에게 공사장에서 나는 소리와 먼지, 페인트나 신나 냄새 등으로 상당히 불편을 주기도 하였었다. 이렇게 불편함을 주던 제3관의 공사가 완전히 끝나고 이제 재 개관을 하여서 관람객들을 맞게 된 제3관은 1, 2관과는 달리 넓은 공간과 시원한 배치는 물론, 충분한 자료들로 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잘 보았다는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개관이래 이렇게 대규모 공사를 실시한 것도 처음이지만, 오래된 전시품을 과감하게 철거하고 재배치함은 물론 자료들을 더 많이 충실하게 보충하여서 명실공히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부족함이 없는 전시장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맨 처음 들어서면 우리들의 휴식처인 안방에 이부자리가 펴져 있어서 "아 쉬고 싶다." 하는 느낌이 오게 만들어져 있다. 다음으로 발길을 옮기면, 돌맞이 아이들이 귀여운 모습으로 돌상을 받고 잇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생일을 기념하고 즐거운 날로 여기는 것은 동서양이 모두 같겠지만, 우리 나라의 풍습에는 특히 첫돌을 크게 잔치를 열어 주고, 특히 돌상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올라가 있는데, 아이가 가장 먼저 집는 일을 하게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마련한 자리이다. 그러나 사실은 어린이가 어디 동상에 있는 물건들만을 상대로 일생을 살 수 있겠는가? 진짜는 돌맞이 어린이에게 기대하는 바를 널리 알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작 돌잡이 아이가 쥐는 물건을 보면 자녀가 집기를 바라는 물건을 가장 가까이 놓아주고 집으라는데 아이가 가까운 것을 놔두고 멀리 있는 것을 집겠는가? 당연히 그런 믿음이나 희망으로 자녀를 기르고픈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이어서 어린 시절에 놀 때 가지고 놀던 공깃돌이며, 장육, 주머니, 책과 같은 것들을 볼 수 있고, 특히 우리 나라 고유 복장 중의 하나인 색동저고리 같은 옷들을 볼 수 있다.
다 자라서 일생에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인 혼인식의 모습이 보인다. 동네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신부네 집의 마당에서 올려지는 혼인식은 동네 잔치이고, 축제의 장이 된다. 마을 사람들은 어리고, 늙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두들 나와서 혼인식을 구경하고 잔치 음식을 나누는 축제의 날이 된다. 신랑, 신부의 복식이며 혼인상의 음식이나 차림, 그리고 홀기<주례>의 모습 등이 너무 사실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아울러 시집가는 신부가 타고 가던 가마가 진품으로 전시되어 있어서 우리 옛 노래에 <가마 타고 시집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게 준비되어 있다.
이어서 남자의 일생 중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인 과거에 장원을 하여서 임금님으로 받은 벼슬 교지< 공무원 임명장>이 전시되어 있고, 관복을 입은 벼슬아치의 영정이 보인다. 남자로 태어나서 이렇게 살다 가면 출세한 사람이요,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이고, 조상들께 떳떳한 후손이 된다고 생가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한편 여자들은 안살림을 책임지는 안주인(주부)로서 바느질하고, 살림을 하는 각종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특히 요즘은 세탁소에서 해결하지만, 바느질이며, 옷 마름질 등의 여자들이 하는 일거리들이 알맞게 배치되어 있다. 마루에는 저울이며 길쌈도구 등의 살림도구도 보인다.
살다가 아프면 한의원을 찾아서 침을 맞기도 하고, 한약을 지시기 위해 진맥을 집고 한약을 지어주기도 한다. 또 일부에서는 무당을 불러서 푸닥거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나이 들어서 회갑을 맞으면 많은 음식을 차려서 크게 잔치를 열어 드리는데, 우리 조상들은 [인생 칠십 고래희]라고 하여서 70살을 사는 사람이 드물다고 했을 정도이었으니까, 회갑은 큰 잔치였던 것이다.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상여에 실려 매장되는데, 상여와 무덤의 모습<석곽>이 전시되어 있고, 삼년상을 치르도록 까지 집안에 상방을 모시고 초하루와 보름날 상식<간단한 제사>을 드리던 모습이며, 오래된 조상을 모시는 사당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꾸며진 제 3관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일생을 살아온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잘 꾸며진 전시관이라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