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박물관에서 배우는 우리 것-(1)추억의 야외놀이터

2006.07.24 09:25:00


민속박물관은 관내 전체 공간이 모두 멋진 민속 체험장으로 꾸며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시장만이 민속박물관인양 실내에서만 맴돌다가 그냥 나가면 그대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이제 방학도 되었으니, 가족 나들이 겸해서 민속박물관을 찾을 분들을 위한 안내를 드리고자 한다. 맨 처음 민속박물관의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 쪽으로 숲길이 있다. 대부분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지나가다가 건물 입구 가까이 있는 장승이나 하르방 정도에 조금 관심을 보이고 사진이라도 찍고는 지나친다.

건물 정면에서 건물을 배경을 사진 한 장을 찍고 나면 오른 쪽으로는 어린이박물관과 단체 입장객을 맞는 곳이라고 안내가 되어 있다. 돌아서서 가다 보면 별로 멋있어 보이지 않은 돌기둥이 하나 떡 버티고 서 있다. 자세히 보면 기둥에 무슨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옛날 우리 나라 서울의 한 복판을 흐르는 청계천에 세워졌던 수표교의 수표이다. 물이 차 오르면 얼마나 찼는지 알아 볼 수 있게 요즘 우리가 쓰는 자처럼 눈금으로 높이가 새겨져 있는 것이다.

이 수표를 지나면 어린이박물관이라는 간판이 보이는 건물 앞마당이 나온다. 제법 넓게 정돈된 마당에는 한 곳에는 커다란 장기판이 새겨져 있어서 사람이 장기의 말 대신을 해도 좋을 만큼 큰 장기판이다. 그 앞마당에는 여러 가지 놀이 기구가 놓여져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것들이다. 굴렁쇠 굴리기를 하던 개구쟁이 시절은 이곳에서 다시 체험 할 수 있다. 물론 아주 오랜 옛날의 굴렁쇠는 아니다. 50년대에는 쇠로 된 굴렁쇠 같은 것은 없었다. 남쪽에서 자란 우리는 대나무로 통을 엮었던 통의 테를 굴렁쇠 삼아 굴렸었다. 그 때 채는 대나무 마디 부분을 잘라서 대가지가 양쪽으로 나가는 부분을 한 마디 정도 잘라 버리고 나면 굴렁쇠 체로 멋진 것이 되어 주었었다. 그러나 여기는 그런 굴렁쇠를 구할 수도 없어서 굵은 철사로 만든 굴렁쇠를 놓아두었다. 가족끼리 온 집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쳐 준다고 아버지들이 더 신이 나서 온 마당을 굴렁쇠를 굴리면서 달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얼굴 가득히 퍼지는 웃음은 근심 걱정을 훌훌 털어 버린 행복한 모습이다.

다음으로 인기 있는 것이 팽이치기이다. 팽이를 돌릴 줄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역시 옛날 솜씨를 자랑하시는 부모들이 앞장을 선다. 그렇지만 정말은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자신이 지난날의 어린이가 되어서 팽이를 치면서 좋아한다. 정말 몇 십 년만에 쳐보는 팽이일 것이니 즐겁고 신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어서 제기차기 순서이다. 제기차기야 비교적 오랜 시간을 잊고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별로 넓은 공간이나 준비가 필요 없는 놀이이기 때문에 그래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놀이이다. 요즘은 운동회 같은 곳에서도 아버지 경기에 많이 포함을 시켜서 그런지 가장 익숙하고 잘 하는 놀이 중의 하나다. 아이들과 내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만 되면 운동신경이 있는 아이들은 부모에 지지 않을 만큼 잘 찬다.

다음으로 온 가족이 즐기는 놀이는 긴 줄넘기이다. 여기 저기서 " 00 야, 00 야, 땅을 짚어라. ..... 뒤를 돌아라, ....... 만세를 불러라." 하는 노랫소리가 들리고 어머니들이 아버지 보다 잘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 놀이이다. 요즘 아이들이 아무리 이런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제법 큰 줄을 온 가족이 함께 넘는 행복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땀을 흘려 가면서 줄을 넘는 화목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 전통 놀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투호 놀이이다. 그래선지 가장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것도 활동이 적고 가만히 서서 하는 운동이라 별로 많이들 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쯤은 반드시 던져 보고 끝난다.

외국인들도 한 몫 끼어서 굴렁쇠를 굴려 보고는 원더풀을 연발하면서 신나 하는 모습은 우리 민속놀이의 자랑인 것 같다.
김선태 한국아동문학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노년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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