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식 문화 어때요

2006.07.26 13:01:00


퇴근 후 교육에 뜻을 같이 하는 몇 교감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일상 모임의 경우, 항상 장소 때문에 문제다. 모인 구성원 다수가 만족해야 하는 장소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성격에 따라 음식점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 그 이후 2차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리포터의 경우, 음주를 잘 못하기 때문에 음주문화를 새롭게 만들려 하고 있다. 즉, 술잔 돌리기는 금물, 주량에 맞게 자기 술잔에 본인이 알아서 따라마시기다. 술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없는 술문화인 것이지만 이런 문화를 전파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대개 다음과 같이 진행되는 것이 관례였다. 저녁 식사하고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라이브 카페에서 맥주 한 잔으로 이상 끝. 정 분위기가 좋으면 뜻 맞는 사람끼리 노래방. 그 정도였다. 그것으로 대화도 무르익고 분위기도 어느 정도 잡고... 괜찮은 모임으로 자평하고 있다.

오늘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즉, 술을 아예 배제시키고 야외 공원을 이용하는 방법.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도 나누고 그 이후엔 과일 한 봉지 사서 공원 한바퀴 산책하면서 못다한 이야기 과일 먹으면서 오붓하게 나누고 벤치에 앉아서 심야토론하기.

건강도 지키고 우리 고장 문화재에 대하여 이야기도 나누고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해 열변도 토하고. 또 교육현안, 학교에서의 교감의 역할, 교직원과의 관계, 교육청과의 관계, 교장과의 관계 설정, 앞으로의 진로 등 이야기거리가 끝이 없다.

맨 정신에 하니 허튼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실수도 없다. 과음으로 인한 결례가 나올 수 없다. 자연히 대화는 진지해 진다. 각자의 '교육애(敎育愛)'가 나온다. 학교에서의 실천사례가 이어진다. 이웃학교 이야기도 하면서 교훈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술 없는 회식 문화, 한 번 쯤 고려해 볼만하다. 아니 실천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식사 후 고장의 문화재를 둘러보면서 건강을 생각하고, 애향심을 돋우는 이야기를 나누고 맑은 밤공기를 쐬면서 나누는 진지한 교육토론. 교육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어찌 신선하지 않을까!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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