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금지법만 만들면 학교폭력 사라지나?

2006.08.21 17:06:00

오늘 오후 1시32분부터 KBS 1 Radio에서 전화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내용인즉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교사의 체벌 문제로 '체벌금지법 제정'에 대하여 교육부의 담당과장님과 대담을 하는 것었다. 그러나 대담 상대자는 의외로 전교조 선전부장인가 하는 분이었다.

나는 지난번 KBS 1Radio에서 열린토론에 나가서도 분명히 체벌 금지법만 제정하면 학교폭력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탁상공론이요, 교육현장을 모른 사람들이 안이한 생각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건만 터지면 언제나 이런 식으로 발등의 불끄기 식의 졸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진정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임시방편적인 대응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기 쉽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정리해 놓고 있다. 진정으로 체벌 없고 사랑을 감싸 안으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이다.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적어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켜야할 기본 질서와 예절은 가르쳐야 하고,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은 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자세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대담에서 하고 싶은 말을 간추려 본 요점이다.

1. 요즘 체벌사태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고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은 교단 전체에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체벌금지 조항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성급한 행동이다. 항상 일이 터지고 나면 교육부가 발등의 불끄기식으로 이렇게 처리를 해온 것이 문제를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고 생각지 않느냐?

2. 체벌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교육이다. 그러나 요즘 교실에 들어가 보라. 통제 불능의 상태에서 어린이들의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교실의 현장을 직접 본 적이 있는가?

3. 교육부 차원에서 좀더 인성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서 학생들에게 준법정신을 기르고, 규율에 따르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 본 적은 있는가? 중,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오직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을 용서해주고, 좋은 대학만 들어가 주면 된다는 식의 교육으로 인성교육을 망치고 망가뜨린 현실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다고 보는가?

4.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의무를 다한다든지, 규율은 지키려 하지 않고, 무조건 권리만 따지고 요구하는 태도는 우리 나라 민주주의를 [때만 쓰면 되는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은 아는가? '심지어는 헌법 위에 때법'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5. 의무는 없고 권리만 있는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의무를 다하고, 규율을 준수하여야 민주주의도 유지될 수 있다. 만약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벌을 받는 것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6, 교육부가 교실 현장을 모르고, 현실을 무시한 채 임시 방편적인 대책만을 내어 놓다보니, 점점 문제의 핵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실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대책은 있는가?

7. 폭력이 폭력을 부른다는 주장이지만, 그렇다면 폭력을 없애기 위해서 사회에서 모든 체벌이나 법적 제재도 없애야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라면 당연히 체벌도 없고 법도 필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형법도 없애고 교도소도 없애야 인권이 보호되고 사회에서 폭력이 사라진다고 할 수 있겠는가?

8. 체벌 조항이 있어서 체벌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설프게 체벌을 하지 말자는 주장 때문에 체벌을 해보라는 식의 항거를 받으면 교사도 사람인 이상 감정적인 체벌이 가해지는 수가 생기게 된다. 오히려 체벌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해서 서로 조심하고, 감정적인 체벌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9. 체벌 금지 조항을 만드는 것보다는 먼저 학부모들부터 내 자식이 학교 규율을 지키고 준법정신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바로 여기에 적용될 조상의 지혜이다. 내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는 한 이 사회는 점점 더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10. 가정에서 최소한 기본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교육쯤은 시키고, 자기 자식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친다면 학교 교실에서 덜 소란하고 차분하게 공부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더 아니 거의 체벌이니 폭력이니 하는 말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요점을 간추려 놓고 대담을 시작하자 여론을 떠들면서 전교조만이 학생의 인권을 부르짖고 있는 것처럼 말해오고 있었다. 나도 우리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까지 인권교육을 받게 했었고, 누구보다 어린이를 위한 행정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렇지만 우리 교실의 현실을 무시하고 자꾸만 교사들을 폭력사범 취급을 하는데 심히 불쾌해졌다.

오죽했으면 논리적 비약이라 하겠지만, 형법을 없애고, 교도소, 경찰관 없애면 사회에 범죄가 없어지느냐? 고 반박을 하면서 감정적 폭력을 막기 위해서 최후의 보루로서 체벌을 할 수도 있다는 조항만은 놔둬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해결 방안은 10번의 가정 교육이 제 기능을 다하여서 기본 질서와 예절을 지킬 줄 아는 어린이로 길러 주어야 체벌 없는 학교, 체벌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었다. 전교조와 대립의 각을 세우고 교총을 대표해서 폭력을 합리화 시키려는 늙은이가 되어서 한편 서글프기도 하였지만, 이 나라 교육을 위해 할 소리를 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김선태 한국아동문학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노년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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