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하나에도 정성을 담자

2006.10.20 08:49:00


교장으로서 정년퇴임하는 분의 근정훈장을 처음으로 보았다. 근정훈장에는 청조, 황조, 홍조, 녹조, 옥조 다섯 가지가 있는데 공무원(군인·군무원 제외)으로서 직무에 정려하여 공적이 뚜렷한 자가 해당부처 장관의 추천과 주무부처의 심사를 거쳐 받게 된다.

그런데 평생 한 번 타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이 영예로운 훈장증이 띄어쓰기가 틀렸다. '헌신 봉사 함으로써'를 '헌신 봉사함으로써'로 붙여써야 하는데 틀린 것이다. 총무처, 국무총리실, 청와대에서 훈포장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 중에서 띄어쓰기에 신경을 쓴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띄어쓰기를 모른다는 말인가.

혹자는 그럴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갖고 트집잡는다고. 트집이 아니다. 공무원으로 평생 봉직하고 떠나는 사람에게 대통령이 주는 훈장증은 용어 하나하나가 정확하고 상장 만드는 데도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봉직하고 퇴직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래야 한다. 교육적으로 어긋남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

'귀하'라는 용어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훈장에 나타난 표현을 보니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권위주의에 물든 느낌이 든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못된 권위주의는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다.

리포터는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잘못된 구태에서 벗어나려면, 이렇게 부드럽게 바꾸어 보았으면 한다.

"선생님께서는 평생을 2세 교육에 헌신 봉사함으로써 교육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하므로 대한민국 헌법의 규정에 의하여 다음의 훈장을 수여합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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