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준비가 곧 교육입니다

2006.12.15 22:03:00


오늘은 기분이 참 좋습니다. 새벽부터 예감이 좋았었는데 역시 좋은 소식이 먼 곳에서 들려왔습니다. 서울대학교 수시 최종합격자가 3명이나 되었습니다. 축제 전날에 기쁜 소식이 날라온 것입니다. 내일은 축제일이라 기쁘고, 서울대 3명의 합격소식이 있으니 기쁘고, 축제가 끝나는 다음날은 원로선생님의 따님의 결혼식이 우리학교 강당에서 우리 교장선생님의 주례로 이루어지게 되니 또한 기쁩니다. 이렇게 경사가 삼겹으로 겹치는 기쁨도 세 배가 됩니다.

내일이면 제11회 ‘백합의 향’ 축제가 실시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동아리별로 준비가 한창입니다. 정말 보기 좋습니다. 그들의 활동모습은 생기가 돕니다. 그들이 평소에 하고 싶은 것이라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 동아리별로 갈고 닦은 재능과 숨어있는 끼를 발휘하기 위해 준비에 분주합니다.

동아리별로 홍보용 포스터를 만들어 붙입니다. 안내표지를 붙입니다. 교실을 꾸밉니다. 36개 동아리에서는 동아리 특색에 맞게 교실을 꾸밉니다. 학생들의 재치가 돋보입니다. 학생들의 재능이 돋보입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의 숨은 실력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조례대 앞에서 준비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식당 앞에서 준비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교실에서 준비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골마루에서 준비합니다. 간부 학생들은 강당에서 마이크 상태를 점검합니다.

무대를 설치합니다. 무대공연을 위한 예행연습을 합니다. 선생님들은 동아리별 특색에 맞게 조언을 합니다. 격려를 합니다. 힘을 실어줍니다. 오늘 저녁식사시간에 더 많은 선생님께서 식사를 하십니다. 내일 하루 축제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내일 하루 축제를 위해 온갖 지혜를 짜 냅니다. 내일 하루 축제를 위해 준비는 대단합니다. 비록 짧은 하루의 축제이지만 일주일 축제 못지않게 준비를 합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교육입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축제입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삶의 준비입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모든 행사의 준비입니다. 축제준비를 잘하는 학생이 삶의 준비를 잘할 수 있습니다. 축제준비에 열심인 학생은 모든 행사의 준비에도 열성적입니다. 축제준비에 적극적인 학생이 모든 일에도 적극적입니다. 축제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 공부에도 최선을 다합니다. 축제준비에 발벗고 나서는 학생이 모든 일에도 발벗고 나섭니다.

하지만 축제준비에 마음이 들떠 정신을 못 차리는 학생도 있습니다. 박스를 구하러 간다고 밖에 나가면서 실내화를 신고 그대로 나갑니다. 축제준비를 한다고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축제준비를 한다고 실내화 신고 나가면 지역주민들이 무어라 하겠습니까? 축제하는 날이니까 잘하고 있다고 하겠습니까? 그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교 이미지만 손상시킵니다. 나쁜 이미지만 심어주게 되고 맙니다.

준비 자체가 교육입니다. 그러니 준비하는 과정이 알차도록 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빛나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성실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치밀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빈틈없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준비를 소홀하게 하는 동아리는 표가 납니다. 어떤 교실에 들어가면 너무 초라함을 보게 됩니다. 어떤 교실에 들어가면 너무 지혜가 번뜩입니다.

그러니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러니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동참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수고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고생해야 합니다. 어떤 학생은 열심히 하고 어떤 학생은 적당히 놀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친구로부터 눈총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친구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됩니다.
축제준비가 곧 교육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