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교원들을 성토하는데 앞장서던 각종 신문과 인터넷 사이트들이 가슴 따뜻해지는 훈훈한 기사를 전하면서 모처럼만에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형편 딱한 제자와 함께 살면서 대학까지 보낸 훌륭한 선생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 선생님!’이라는 단어에 정감이 묻어난다. 어쩌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서 당연히 내일인양 즐거워해야할 이야기라 더 반갑기도 하다.
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현재 대구일중에 근무하고 계신 박영숙 선생님이 1981년 대구 경북사대부속중학교에 근무할 때다. 당시 중2 담임이었던 박 선생님은 장기 결석을 하던 아이가 연락을 끊자 수소문을 했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공납금을 못내 제적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봉급으로 대신 내주면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남편도 ‘자식처럼 키우자’며 힘을 보탰고, 아이들도 누나와 언니로 부르며 잘 따랐다. ‘남편이 어디서 딸을 낳아 데려왔다. 아이를 키워 부려먹으려 한다.’는 주변사람들의 잘못된 시선도 이겨내며 제자가 대학에 들어가 자립할 때까지 4년간을 키웠다. 그렇게 정을 주며 키운 제자가 지금은 전도사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니 보람도 클 것이다.
정년을 1년 앞둔 박 선생님이 제자인 은숙씨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키우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과정을 글로 썼다. 사제 간의 훈훈한 사랑을 담은 이 글이 19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한 ‘2006 교육현장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25년 전, 박영숙 선생님이 은숙씨의 부모에게 했었다는 ‘제가 은숙이를 데려다 키우겠습니다.’라는 말이 메아리로 들려온다. 그래서 더 학부모에게 ‘제가 우리 반 아이들을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몇 년 전만해도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아, 선생님!’이라는 말이 왜 오늘따라 그렇게 그리워지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