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어학연수 단시일 내에 효과 볼 수 있을까?

2007.01.12 15:34:04

필리핀 바기오에 어학연수를 하러 온 몇 명의 한국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국에서 영어 학원을 다녀 본 적이 있거나 이곳으로 오기 바로 직전까지 영어 학원을 다니다가 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영어 학원에 단 한번도 다녀 본 적이 없이 이번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처음으로 어학연수를 온 두 명의 초등학교 학생과 대화를 나누었다. 두 아이 모두 수업을 받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에서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전혀 받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영어로 하는 모든 수업을 소화해 낸다는 것이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한 아이는 수업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수업시간 내내 졸음이 온다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심지어 두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 또한 자신들을 가르치는데 곤혹을 치른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현지 상황을 잘 모르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이곳으로 어학연수를 보내면서 단시일 내에 자녀들이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확신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부작용이 아까운 외화만 낭비하는 일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학부모의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반면에 한국에서 영어 학원을 다니며 꾸준히 공부해 온 학생의 경우 어느 정도 상당한 실력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으나 한국에서 배운 실력을 밑바탕으로 가속이 붙어 수업 내용의 50%이상을 이해한다고 하였다.

물론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국에서 어느 정도 기초가 잡힌 상태에서 이곳으로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의 목적으로 외국에 갔을 때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음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떤 아이는 이곳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이곳에 도착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며 한국에 있을 때의 생활을 동경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이것은 이곳 생활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알지 못하고 온 탓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따라서 음식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한국 사람의 가정에서 홈 스테이를 하는 것이다. 한국 사람이 홈 스테이를 하는 대부분의 가정의 식탁에는 한국 사람이 즐겨먹는 김치뿐만 아니라 된장찌개나 불고기 등을 맛볼 수 있어 음식으로 인한 고충은 사라지리라 본다. 그러나 홈 스테이를 하는 가정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여러 군데를 잘 알아보고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곳 바기오는 도로사정이 우리나라에 비해 좋지 않아 교통사고 시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기사의 운전이 난폭하여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따라서 스스로가 교통사고 안전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매년 해외어학연수, 조기유학이 늘어나는 우리나라 현 추세를 고려해 보건대 해외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에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알고 난 뒤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리고 고국에 돌아와서도 후회되지 않는 어학연수, 조기유학이 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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