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보고

2007.01.29 08:42:00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을 둘러보았다. 혜화역 일대는 길거리가 완전히 연극 포스터로 도배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살아 있는 문화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 동안 삶의 여유가 없었을까? 공연문화를 갈망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운가 보다. 특히 서울 공연은 작심하고 시간을 내야 한다. 오랫만에 아내와 같이 연극 관람을 하였다. 그러고 보니 10여년 만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원작 로벨또마. 각색·연출 이기석). 포스터 광고에는 '상상초월, 예측불허, 흥미만점, 100%의 스릴과 웃음'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보니 작품 완성도가 떨어진다.

출연 배우진은 열연을 하고 있지만 성숙도, 관객과 호흡 맞추기 등에서 부족한 점이 보인다. 연극 시각 전 분위기 잡는 멘트를 개그식으로 하는데 어색하게 보인다. 주연과 조연의 대사와 행동도 가끔 오버 액션이 보인다.

연출자는 구성의 빈틈없음을 강조했지만 빈틈이 보인다. 재미도 떨어지는 편이다. 관객들을 연극에 몰입시켜야 하는데 각색면에서 재구성의 세밀함이 요구된다. 대사의 현대화 또는 시사적인 요소 가미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어 관객들의 긴장도를 늦추지 않게 한 것은 성공적이라고 본다. 복선을 깔아 놓고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의 전개는 부담없이 가볍게 보려는 관객을 정신차리게 만든다.

1인 2역을 맡은 리샤르역의 명재환, 프랑소아즈역의 이미형, 루이즈역의 양선영의 열연이 돋보이고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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