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한 통의 감사와 아쉬움

2007.02.18 14:50:00





2월 16일, 지역교육청 인사발령 교감회의에서 편지 한 통을 전달받았다. 겉봉투를 보니 '받는 사람' 표기만 되어 있었다. 문득, '아, 바로 이게 중요한 그것이구나!'하는 감(感)이 와 닿았다.

개봉하여 내용을 보니, 이번 3월 1일자 교장 승진 임용자 인원수와 개인 승진후보 순위를 알려주는 것이었다. '알려주는 이'는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사진 하단 참조]

한편 고맙기도 하다. 믿을만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발령을 기다리는 승진후보자의 궁금증을 일시에 해소해 주니 가뭄에 단비 같다. 교육수요자를 생각하여 주는 인사의 투명성도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이런 작업을 수년 전부터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이런 편지, 교직에서 한 두 번 받을까 말까다. 교감과 교장 승진 때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이 펀지를 받는 사람이 교육감과 담당 장학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더욱 교직에 정진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쁜 세상, 중요한 핵심 정보만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핵심 목적도 달성하고 그 외 부수적인 것도 거둔다면 '꿩 먹고 알먹고' 아닌지? 예컨대, 겉봉투 '보내는 사람'도 떳떳이 밝히고. 내용물은 조그만 종이 쪽지에 다섯 줄로 끝낼 것이 아니라 최소한 A4 1매 정도 분량이면 어떨까?

그 내용으로는 승진 발령을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을 이해하고 그 동안 경기교육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을 치하하면서 본인에 해당하는 인사 정보를 제공하고. 아울러 다음 정기 인사까지 예비교장으로서 마인드를 갖추고 교장으로 발령 받았을  때 준비된 교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하여 경기교육 지표인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에 이바지 해 달라는 내용을 덧붙이는 것은 어떨까?

더 여유가 있다면 교장 발령 대기 중에 갖추어야 할 마음의 자세를 알려주고 학교경영, 전문 교육영역, 인간관계 등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전문서적 안내도 곁들이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 관습에서 벗어나고 교육수요자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행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혁신이 아닐까? 물론 담당자는 일거리가 늘어나지만 그것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일조를 한다면 마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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