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알림입니다

2007.03.29 09:31:00

오늘 이른 아침에는 봄꽃의 삼인방인 진달래꽃, 목련꽃, 벚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차를 몰고 어느 골목을 지나오는데 한쪽에는 하얀 목련꽃과 자주빛 목련꽃이 피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노란 개나리와 하얀 벚꽃이 피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꽃향기를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어제 일로 아침까지 기분이 좋은데 이 꽃들을 만나게 되니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도 삼인방의 봄꽃과 같이 남에게 유익을 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어제는 행복한 날입니다. 왜냐하면 친정 식구들이 딸을 시집 보내놓고 딸이 어떻게 사나 한 번 보자 하면서 그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어 14명의 친정 식구들인 울산여고 선생님들이 다녀갔기 때문입니다. 그분들과의 다시 만남은 행복과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분 한 분이 저에게는 소중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가르침과 도전을 안겨 주었고 많은 사랑과 섬김과 베풂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참석할 수 없는 형편에 있으면서도 능력이 탁월하신 교장선생님께서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오셨습니다. 성실의 대명사 6인방이신 예비 교감선생님, 1,2,3학년 부장선생님, 인성부장선생님, 정보부장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떠오르는 샛별 4인방이신 교무부장선생님, 연구부장선생님, 환경부장선생님, 체육부장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원로선생님이신 김 회장님도 오셨습니다. 이웃학교로 가신 언제나 앞서가는 생각과 정보들을 많은 선생님들에게 제공하며 유익을 주시는 조 대감님도 오셨습니다. 보건계의 스타이신 밤하늘의 외로운 별이신 보건선생님도 오셨습니다.

올 때도 그냥 오지 않으셨습니다. 미리 떡과 과일을 보내주셨습니다. 개개인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예쁘게 포장된 떡과 비싼 과일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전날에는 젊은 여선생님께서 떡을 보내주셨는데 이어서 또 보내주시니 감사와 기쁨과 환희 속에 행복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예쁜 꽃화분을 가져오셔서 교장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난과 분재가 교장실에 자리해 무거운 느낌을 주었지만 이제는 화사한 꽃들로 장식을 해 놓았으니 교장실이 훨씬 젊어졌습니다.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훨씬 세련되었습니다. 감각이 무딘 저에게 교장실은 이렇게 꾸미는 거야 하면서 가르쳐 주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귀한 선물도 가져오셨습니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울산여고에서 근무할 때 이런 좋은 분위기를 가져본 적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너무 기분이 좋으셔서 잘 들지 않으시는 약주도 한 잔 하셨습니다. 울산여고 부장회의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클린턴 대통령의 내외의 우스운 예화를 들면서 건강하라고 하셨습니다. 건강해야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교감으로 돌아가 바쁘신 가운데 오신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림과 동시에 시간 나시면 종종 오셔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자고 했습니다. 저는 자주 면면을 쳐다보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그대로 눈에 보였습니다. 우리학교의 교훈인 사랑, 정직, 성실을 그대로 보여주신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선생님들을 저는 우리학교 20,30대 젊은 선생님들에게 많이 알려줄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환경부장 선생님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침 7시 40분이 되면 교실 안팎을 돌면서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환경부 선생님들이 협조를 잘해 주셔서 환경미화가 잘되고 있습니다. 잘 웃지도 않으시고 칭찬도 잘 안하시는 교장선생님께서 웃기도 하며 칭찬을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어제 오신 모든 선생님들이 다 그러한 선생님들이십니다. 오지 않으신 선생님들도 다 그러합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을 교직에 있는 동안 전하며 좋은 모습을 젊은 선생님들이 닮아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은 교육은 알리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열정, 성실, 사랑, 정직, 자진함 등을 알리는 것이 교육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게 됩니다. 열정이 없거나 식은 선생님에게는 열정이 뛰어난 선생님을 소개함으로 자극을 받게 하고 도전을 받게 하며, 성실하지 못하고 게으른 선생님에게 성실하고 부지런한 선생님을 알리면서 그렇게 하도록 하며, 자진함이 없이 끌려 다니는 선생님들에게 자진해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을 알리면서 그렇게 하게 하며 수업에 본을 보이지 못하는 선생님에게는 수업에 달인이신 선생님을 알리면서 그렇게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우치게 됩니다.

실제로 곁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본을 받는 게 제일 좋지만 그러하지 못할 때는 간접적으로 들음으로 본받는 것도 차선책인 줄 알아 더욱 많은 선생님들의 좋은 모습들을 소개하고 칭찬하고 알리는 역할을 담당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육은 알림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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