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말씀은 양약(良藥)입니다.

2007.04.10 09:10:00

오늘도 어제에 이어 날씨가 참 좋습니다. 길가에 핀 꽃들이 사라지니 날씨가 마음을 기쁘게 합니다. 푸른 새순이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푸른 하늘이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푸른 기운이 새 힘을 솟아나게 합니다.  보통 때는 동대산이 무게를 잡고 침묵만 지켰었는데 오늘은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푸른 웃음을 하늘에도 선사했습니다. 푸른 웃음을 출근하는 저에게도 선사했습니다. 동대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에도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점잖은 분이 웃어주시니 얼마나 더 친근감이 갑니까? 이 동대산이 우리학교를 우리학교 학생들을 맑고 밝게 자라게 하는 스승의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제는 학생부장 선생님으로부터 부끄러운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참 입에도 담지 못할 수치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숨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숙제거리입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시는 부장선생님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반듯하게 살아가도록 애쓰시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보기가 좋았습니다. 

한 학생은 이웃학교 학생들의 돈을 빼앗아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두 학생은 교통지도를 하는 할머니의 가방을 훔쳐 달아나기도 합니다. 또 어떤 학생은 월담을 합니다. 또 어떤 학생은 선생님에게 무례한 행동을 합니다. 학생들이 많다가 보니 이런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러하지 않습니다. 한 명이라도 이러한 학생들을 방치한다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닙니까?

어찌 보면 이런 학생들 때문에 학생부가 필요하고 선생님이 필요하고 교육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모두 착하고 모두 공부 잘하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비록 극소수이지만 이러한 학생들이 꼭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학생들을 잘 지도해 놓으면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능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힘이 들고 벅차지만 잘 참고 인내하며 이끌어 가면 나중에는 이런 학생들이 효자 노릇할 것입니다. 이런 학생들이 선생님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학생들이 선생님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학생들에 대한 끊임없는 지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착하고 지혜로우면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일만 합니다. 부모들은 애들을 볼 때마다 기쁨을 느끼고 어쩔 줄 모릅니다. 자식을 더욱 귀하게 여기고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착하지 못하고 미련하면 자기의 아버지를 슬프게 하고 자기의 어머니를 슬프게 하는 일만 합니다. 들려오는 소식마다 사고치는 소식만 들려옵니다. 하루도 안심을 못합니다. 그러니 부모들은 애들을 볼 때마다 슬퍼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연자실합니다. 하늘을 쳐다봐도 해결책을 찾지 못합니다.

이런 학생들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럴 때 우리 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들을 잘 안아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잘 품어야 합니다. 그들을 잘 다독거려야 합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독소가 숨어 있습니다. 그들의 머리는 좋지 않은 방면으로 회전이 굉장히 빠릅니다. 자기만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고 착한 학생들까지 그러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니 우리 선생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좋은 충고의 말을 해 주어야 합니다. 착한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약이 들어 있습니다. 언제나 복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머릿속에 독이 들어 있고 악이 들어 있는 학생들에게 머릿속에 약이 들어 있고 복이 들어 있는 좋은 학생을 닮아가게 타일러야 합니다.

그래도 어리석게 지껄이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무례하게 행동하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반듯이 자신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남도 망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훈계를 따르고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가르쳐야 합니다.

선생님의 혀는 순은과 같습니다. 선생님의 혀는 학생들을 살리는 양약과 같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학생을 잘못된 길에서 건져냅니다. 선생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학생들은 변화될 것입니다. 때가 되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좋은 충고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학생들은 처음에는 꾸지람을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순수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선생님의 훈계에 학생들의 잘못된 생각과 나쁜 생각을 고칠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양약과 같아서 입에는 쓰나 행함에는 이롭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양약(良藥)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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