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출동> "제발 감추지 마세요"

2007.04.27 08:47:00


누가 더 양심적인가? 쓰레기 함부로 버리는 사람과 눈에 안 띄게 버리는 사람 중에서.

학생 생활지도로 개끗한 학교 만들기 차원에서 강조 항목이 몇 개 있다. 군것질 하지 않기, 불량식품  사먹지 않기,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등. 선생님들은 꾸준히 지도하지만 학생들은 줄기차게 버린다. 교감과 교장은 끊임없이 줍는다. 승부가 나지 않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 이길까?

학생들도 양심이 있는지 눈에 띄는 쓰레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감추고 있다.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기는 것이다. 예컨대 창틀, 신발장, 높은 창틀위, 서랍, 사물함, 출입문 사이, 나무가지 틈, 축대 틈, 물통 홈 등.

본관 앞 화단에 있는 산소 모양의 향나무. 학교 역사가 깊어서인지 탐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나무마다 구멍이 몇 군데 씩 뻥 뚫려있다. 그 속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쓰레기가 감추어져 있다[사진 참조]. 빵 껍질, 빈병, 캔, 종이뭉치 등. 그러니까 그 쓰레기를 보이지 않게 감추려고 나뭇가지를 헤쳐가며 쓰레기를 넣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뭇가지는 부러지고 마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캠페인을 벌여야겠다. 바로 '쓰레기 감추지 말기' 운동. 쓰레기 감추려다가 나무 망가지고 쓰레기는 제 때 치우지도 못하고 쓰레기 찾아내 치우기도 어렵고 나무의 성장도 가로막고. 이건 피해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학생 여러분, 제발 쓰레기 감추지 마세요. 버리려면 차라리 줍는 사람 줍기 좋은 곳에 눈에 띄게 버리세요."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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