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다루는 심정으로

2007.05.21 15:17:00

우리학교에는 네 분의 교생선생님이 와 계십니다. 벌써 한 달이 되어갑니다. 이번 주가 마지막 주입니다. 연구수업을 하시는 한 선생님의 교실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수업을 너무나 잘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과 학생의 발표가 있은 후 선생님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웠었고 너무 유머스럽기도 했습니다. 웃음이 얼굴에 활짝 피었습니다. 동작이 노련했습니다. 학생들을 한 몸으로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교생선생님은 선생님이 갖춰야 할 모든 모습들을 다 갖춘 것 같았습니다. 수업을 이끄는 능력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 교육을 단단히 받고 있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학습지도안도 잘 준비가 되었습니다. 지도하신 선생님께서 아주 잘 지도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습자료도 잘 준비하셨습니다. 교실에 참관한 많은 선생님들도 아마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많은 도전을 받았을 것입니다.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다는 것도 알았을 것입니다.

우리학교에 오신 교생선생님들은 네 분다 한결같이 열성적이었습니다. 너무 겸손하였습니다. 무엇이든지 시키는 일은 다 하셨습니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셨습니다. 쓰레기 줍는 일도, 쓰레기 비우는 일도 몸소 하셨습니다. 교문지도도 하셨습니다. 선생님 일도 도우셨습니다. 손님들이 오셨을 때 손님맞이도 하셨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하셨습니다. 불평 없이 하셨습니다. 꾸준히 하셨습니다. 최선을 다해 하셨습니다. 복장은 언제나 단정했습니다.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인사하셨습니다. 열 번을 만나면 열 번 다 인사를 하셨습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이 되시면 정말 잘하실 것 같았습니다. 어디 가도 인정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선생님이셨습니다.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이런 마음을 계속 가지고 계신다면 학생들은 무척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교생선생님들과 같은 교육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장래는 참 밝을 것 같았습니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하나도 나무랄 것이 없습니다. 정말 이들 선생님들은 촛불을 다루는 심정으로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교를 사랑하고 선생님들을 사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촛불은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쉽게 꺼지지 않습니까? 촛불은 관심을 두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지 않습니까? 전등은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꺼지지 않습니다. 전등은 딴눈 팔아도 꺼지지 않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촛불과 같지 않습니까? 조금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꺼집니다. 학생들은 전등이 아닙니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꺼지지 않은 것이 전등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전등이 아니라 촛불이기 때문에 촛불을 다루는 심정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가꾸어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잠시 헛눈을 팔면 촛불이 사라지듯이 잠시만 학생으로부터 시선이 멀어지면 학생을 잃게 됩니다. 학생들의 가져야 할 모습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학생들의 학생다운 면을 찾아보기 힘들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교생선생님들과 같이 촛불을 다루는 심정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갔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교생선생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고 우리학교 교훈처럼 언제나 사랑하고 언제나 정직하고 언제나 성실한 좋은 선생님이 되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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