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우정은 자전거를 함께 타지 않는다"

2007.05.29 08:51:00

교문을 지키면 학급 정보가 줄줄 흘러 나온다. 웬 뚱단지 같은 소리? 교감과 교장은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오늘 그 현장을 목격했다. 점심시간, 배움터 지킴이와 함께 교문 출입하는 1학년 남학생을 만났다. 외출증을 소지한 채 한 손에는 우유를 들고 있었다. 사연인 즉 "등교길, 친구 자전거 뒤에 탔다가 동네 비탈길에서 자전거가 넘어져 입을 다쳐 식사를 할 수 없어 우유를 사러 외출을 했다"는 것이다.

학생 얼굴을 보니 입술이 터지고 광대뼈 부분에 상처가 나 있다. 입 부분이 크게 다쳐 말도 어눌하다. 자세히 보니 앞니 하나가 반이 부러져 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없는 정도로 다쳐 빨아 먹는 우유로 대체하려는 학생! 치아가 부러진 고통의 안쓰러움과 함께 자전거 통학 지도의 필요성이 시급한 순간이다.

자전거 통학 사고 빈발, 대책 시급

마침 보건 선생님의 쿨 메신저 "교감 선생님, 자전거 등하교 지도 강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가 와 있다. 그렇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나서 자전거 통학생이 급격히 늘었다. 이에 따라 자전거 사고가 빈발하는데 학교에서의 지도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최근 4건의 자전거 통학 사고가 일어났는데 대개 2인이 동승하여 비탈길에서 일어난 사고다. 학생들은 우정을 과시하기 위해 등하교길에서 친구와 동행하는데 비탈길에서 과속 위험을 모르고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모르는 채 사고를 당하고 만다.

뒷자리에 탄 학생은 전방 시야가 가려 사고 대비를 못해 속수무책으로 부상을 당하는 것이다.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 지도가 절실한 것이다.

자전거 2인 승차가 사고 발생 요인

5교시, 긴급 방송교육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학생 여러분! 오늘 우리 학교에서는 등교길에 자전거 교통사고 2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건은 친구를 태우고 비탈길에서 내려오다 넘어진 사고입니다. 다친 1학년 학생은 이가 부러져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자전거 전용도로가 제대로 구축이 안 되어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각급 학교에서는 자전거 통학생수를 가능하면 줄이고 전교생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지도를 철저히 해야한다.

-교내에서는 자전거 절대 타지 말고 끌고 다니기
-교문쪽 언덕 아래까지 끌고 오고 끌고 가기
-숙지산쪽 비탈에서는 타지 말고 끌고 오고 끌고 가기
-2인 승차 절대 금지

필자가 방송교육에서 강조한 사항이다.

"친구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는 것은 진정한 우정이 아니다. 친구를 사고 속에 빠뜨리는 것이다. 친구를 위험속에 몰아 넣는 것이다. 같이 타자고 해도 아니되고 태워달라고 해서도 안 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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