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목' 누가 지켜 주나요.

2007.06.14 08:43:00

요즈음 학교에 가보면 교사들의 책상위에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이 있다. 바로 확성기인데 우리학교만 하더라도 거의 10-20%정도의 교사들이 확성기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육성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어려움이 없었는데, 날이 갈수록 학생들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육성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학생들과의 정감어린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것을 모를리 없는 교사들이지만 어쩔수 없이 확성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재의 추세라면 앞으로 확성기를 사용하는 교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로 학교여건이 변화하면서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굳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학교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관련물품을 판매하는 외판원들이 학교를 방문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목에 부담이 가던차에 외판원을 만나게 되면 쉽게 구입하는 교사들이 많다.

문제는 확성기의 가격인데, 보통 10-15만원정도 한다. 필요한 교사들은 구입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가는 가격이다. 학교에는 이런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예산이 편성되어 있지 않다. 특별실(특별실은 보통 교실보다 넓은 편이다.)에서 사용하는 확성기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필요한 교사들이 사비를 들여서 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확성기를 사용하면 확실히 목에 부담이 덜 가는 것은 사실이다. 육성으로 할때보다 부담없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옆 교실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적당히 음량을 조절하면 큰 피해는 주지 않는다. 실제로 바로 옆에서 수업을 해도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다는 것이 교사들의 이야기이다.

확성기를 사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성대보호를 위해서이다. 오랫동안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교직의 특성상 성대가 쉽게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확성기를 사용하는 교사들은 성대에 이상을 느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수업에서 성대가 생명인 교사들에게 성대의 이상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다. 결국 확성기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확성기의 사용으로 인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사용하는 교사들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이를 사용하는 교사들이 많아지게 되면 똑같은 기계적인 음성때문에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상시보다 큰 목소리를 오랫동안 반복해서 듣기 때문에 청력에 이상을 호소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교사들이 음량을 적절히 조절하면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적절히 조절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어쨌든 확성기의 사용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관련하여 교사들의 확성기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는 것 보다는 사용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해가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확성기 구입에 따른 비용을 예산에서 지원해주는 방안도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교사들의 혹사된 목은 결국은 교사들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 방안으로 찾는 것이 교사들의 확성기 사용이다. 확성기 사용을 막기 보다는 목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을 하루빨리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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