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설립, 교육감 물러나라고?

2007.06.17 17:22:00

서울 공정택 교육감이 2008년 3월 서울국제고와 세종과학고 개교를 앞두고 홍역을 치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들 학교가 특정 계층을 위한 ‘귀족학교’라고 비판하며 공사가 반쯤 진행된 학교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공 교육감은 퇴진하라고 시교육청에 몰려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다.

전교조는 “국제고 과학고 등 특목고는 부유층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한 입시기관으로 변질되고, 귀족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사교육 경쟁을 초래해 교육 전반을 황폐화시킨다”는 논리로 극구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목고가 교육 황폐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교육 황폐화의 주범(?)인 전교조가 본인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어 더 이상 말이 안 나온다.

그래, 공교육을 무력화시켜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몬 것이 누구인가? 평준화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다. 평둔화(平鈍化)라는 날카로운 지적, 그들은 아는지? 평준화는 다함께 공부 못하기에 다름 아닌 것이다. 잘하는 사람은 더욱 잘하게 하고, 못하는 사람은 그 수준에 맞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좋은 제도인 것이다.

능력에 따른 평등을 원해야 하는데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가진 집단은 결과의 평등을 원한다. 한 사람의 인재가 몇 십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 그들도 들었을 것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가 더욱 필요하다.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갈수록 치열해 지는데 언제까지 달리는 사람, 뒷다리를 잡고 있을 것인지?

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열망,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경기도 외고․국제고 합동 입시설명회가 열린 수원실내체육관에는 수천명의 학부모가 몰려 들었다. 경기도교육청 통계에 의하면 경기도내 특목고 지원자가 불과 2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특목고 열풍’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의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도내 중학교 졸업생의 특목고 지원 및 합격자 현황’을 분석해보니, 2005년 도내 중학생 6,940명이 특목고에 지원해 2,562명이 합격했다. 2006년에는 8,719명이 지원해 3,390명이 합격했고, 2007년에는 1만4,633명이 지원해 3,229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년 사이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지원자 수가 곱절 이상 늘어날 만큼 경기도내 특목고 열풍이 뜨거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 특목고 수는 2005년 12개교에서 2006년 17개교로 5개교가 늘어났다. 지원자 수는 엄청나게 늘어나는데 공급이 제대로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리포터는 평준화를 보완하는 것이 다양한 형태의 특목고라고 본다. 경기도엔 농업계열, 과학계열, 외국어계열, 예술계열 등의 특목고가 있다. 경기도의 교육인구로 볼 때 현재의 특목고는 학교 수․모집인원 수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취임 2돌 기자회견에서 “현재 특목고 외에 구리·시흥·이천·부천외고 등 7개의 특목고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리포터는 대입 3不(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도 폐지되어야 할 국가의 악성규제 내지는 코드정책의 산물로 보고 있다. 국가가 대학입시에 시시콜콜이 ‘콩 내놓아라 팥 내놓아라’ 간섭하고 대학입시 전체를 쥐고 흔들려는 것 자체가 교육 후진국이고, 엄연히 존재하는 고교등급은 더 이상 ‘눈 가리고 아웅’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원외 기여입학은 고려할 만하다고까지 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목고 설립에 교육감이 물러나라고 하는 슬픈 현실을 보니 대한민국은 세계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인도에서 자급자족하는 나라라도 된단 말인가? 대한민국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나라란 말인가?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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