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실상을 바로 보자

2007.06.21 21:20:00

 학교 사회가 정적인 곳이라 동적인 곳으로 변화를 유도하려는 교육부의 고육지책이 어떤 때는 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다.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듣겠다고 사이버 기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하지만, 그것이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에서는 현장의 소리가 만족스럽게 들리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풍겨내고 있다. 고정화된 옛 지성인들의 목소리를 소리 높여 메아리칠 수 있는 것은 바로 교육을 시장 경쟁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교사들의 바른 혜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교육부의 의도인 것 같다.

성과급과 특정직

교직에 종사하는 교사들은 업무에 차등을 두기가 어렵다. 무엇을 생산하는 직장도 아니다. 그렇다고 물건을 만들어 내는 기술력을 지닌 것도 아니다. 다만 오랜 시간을 두고 경험을 축척시켜 미래의 자산을 만들어 가는 집단이다. 그러기에 교사 개개인의 평가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어느 한 교사가 자신의 독창력으로 어떤 과제를 창안한다고 하여도 그것은 결국 개인의 승진에 필요한 점수 획득에 지나지 않는 것이 교사들의 연구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노하우만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그 어떤 행정적인 과제도 교사들의 집단에서는 정적인 것에 머무르고 마는 한계를 낳고 있다.

교사 개개인이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전문 지식은 그것이 교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수단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에 전적으로 얽매이다 보면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소홀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낼 뿐이다. 학생만 열심히 가르치고 개개인의 연구력에는 소홀히 한 교사가 결국 하위 등급을 받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현장 교사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교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 개개인이 우수한 성취 요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온갖 경주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집단은 무엇보다도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의 집단은 다른 집단과 달리 교사 개개인을 평하는 데 중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특정직에 속하는 집단이란 특수한 임무를 띠고 국가의 임무를 수행하는 자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기에 특정직에 속하는 임무는 개개인이 잘해서 뜻을 이루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체에 핵심을 두어 평가하는 학교평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학교평가제로 가는 밑거름도 될 것이요. 교장초빙제로 인해 교장의 능력을 드높이는 결과도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교사성과급은 학교를 중심으로 평가하여 지불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된다면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드높이는데 온갖 열성을 다할 것이고 관리자 또한 학교의 위상 드높이기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성과급은 교사 중심보다 학교 평가 중심으로 전환돼야

교사의 차별 성과급제를 도입한다고 학내에서 회의를 하곤 하지만, 오히려 교사 상호간에 불신과 저주만을 만들어 내는 꼴불견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사를 교사답게 교사를 전문직답게 만들어 가는 길은 개별성과급보다는 단체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교사 상호간의 이전구토를 막아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뚜렷한 차별이 없는 평가, 무엇인가 평가 근거가 막연해, 관리자의 낙점에 의해 지불되는 성과급은 고쳐야만 한다고 본다.

물론 평가를 함에 있어 이제는 각 계층의 대표들이 모여 평가를 하여 평가 결과를 두고 지불하겠지만, 그 평가의 결과물들이 평가자나 피평가자에게 올바른 판단의 자료가 되지 못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이런 평가의 불합리성을 바로잡아 가기 위해서는 성과급은 학교 평가제로 전환해서 지불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본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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