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蘭 대신 쌀은 어떤가요?

2007.08.21 08:30:00

몇 일전 인사 발령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지인(知人)들께 보내는 ‘정부미(20kg)도 마음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는 글 하나가 올랐다. 글쓴이는 이번 9월 1일자 교장 승진을 앞둔 수원 송림초교의 박동옥 교감.

내용인즉, 蘭 화분을 진실된 마음으로 보냈으나 얼마 안 되어 고사(枯死)되는 것을 보고 또 그것을 치우는 기사들의 수고로움을 보고 蘭 화분 대신 정부미를 마음의 선물로 하면 학구내 독거노인이나 불우학생들에게 부임 축하 선물로, 또는 전교생에게 떡 간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이 간다. 리포터도 축하 蘭을 여러 번 받았으나 그 용도를 살펴보면 주로 각 부서에 분양하거나 직접 기르게 되는데 대개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고사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쓰레기장으로 나가는 빈 화분을 볼 적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수원 연무중 임동엽 교장은 작년 3월 승진 축하 蘭 90개를 개당 2만원씩 화원에 되팔아 그 돈을 학생과 학교를 위해 유용하게 쓴 적이 있다(한교닷컴 “이 많은 蘭을 어떻게 할까요?' 2006.3.11) 개당 5만-10만원의 蘭을 아깝게도 좋은 일에 쓰기 위해 헐값에 처분한 것이다.



몇 년 전 모 기업, 임원은 승진 축하 蘭을 사절하고 그 대신 쌀을 받는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해 그 쌀을 불우이웃 돕기에 써 주위의 칭찬을 받은 적이 있었다. 교육계라고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쌀로 하면 용도도 다양하고 그 값어치를 충분히 살릴 수 있으므로 참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쌀 20kg로 하면 가격이 부담이 되고 공무원행동강령에 저촉도 될 수 있으니까 쌀 10kg이 어떨까 한다.

우리 교육계에서 이번 9월 1일자 인사부터라도 ‘축하蘭 대신 쌀 10kg 보내기 운동’을 벌이면 어떨까? 이것이 괜한 생명체 제대로 가꾸지도 못하고 죽이는 것보다 백 배 낫지 않은가 한다.

리포터도 이번에 승진을 했는데 오늘 축하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여러 통 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값비싼 쌀이나 축하전보도 좋지만 축하전화, 이메일, 문자 메시지도 축하의 마음을 전달하는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하는 진실되고 순수한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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