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기 재미있어요"

2007.10.24 08:57:00


바야흐로 고구마 캐기의 계절이다. 10월 20일(토) 15:30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성은리, '어울림 복지시설 농사체험'이라는 환영 현수막 하나가 붙어 있다. 벌써 40여명이 고구마를 캐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삽질, 호미질, 고구마 캐기, 고구마 모으기, 고구마 자루에 담기, 고구마 나르기, 빈 박스에 포장하기 등 영역이 자연스럽게 나누어져 있다. 한 쪽 비닐하우스엔 고구마를 쪄 시식하도록 해 놓았다.

이들은 누구일까? 옷차림을 살펴보고 대화를 들어보니 선생님, 어린이, 신부, 수녀, 봉사단체 직원, 경자협 학부모, 장애 아동, 시설 노인 등이다. 이들은 왜 이곳에 모였을까?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소속 초등어울림(회장 정진남.오산 운산초 교사)에서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한 것이다.

대상자는 용인 아동 장애인 시설인 '생수사랑회'와 화성 무의탁 노인 시설 '성심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20여명이다. 어울림 회원들이 이들의 농사체험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 고구마들은 어울림 회원, 생수사랑회, 성심양로원에서 심은 것이다.

고구마 캐기가 재미난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의 신비로움 체험(줄기에서 언제 뿌리가 내려 이렇게 알차게 영글었을까요), 더불어 사는 삶(장애아동이나 노인이나 모두 함께 행복을 추구합니다), 땀의 소중함(일하는 즐거움을 맛봅니다), 나누어 주는 즐거움(수확물을 그들에게 듬뿍 나누어 줍니다), 봉사자에게 오는 작은 혜택(댓가를 바라진 않지만 고구마의 일부를 가져갑니다) 등이 아닐까.

방문객 맞이하기에 여념이 없는 정진남 회장. 햇빛에 그을린 얼굴이 매끄럽고 윤기가 흐른다. 그는 몇 년전 이 땅을 4억원을 주고 구입하였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위해 해마다 여러가지 농작물을 가꾸고 있다. 조용히 이 일을 한다. 정 회장이 위대하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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