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색이 교감인데…

2007.12.03 08:34:00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성과상여금이 드디어 지급되었다. 개인 금융계좌에 들어온 액수를 보고 등급을 파악한다. A,B,C 등급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동료들에게 공개는 하지 않지만 C등급자는 불만이 많다. 노골적으로 따지는 교사도 있다고 한다.

성과급에서 속히 고쳐져야 할 것 한가지. 교감 C등급이 교사 A등급보다 금액이 적은 것이다. 교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래도 명색이 교감인데...교사 A등급을 지도한 교감인데...지도를 받은 교사는 A를 받고 지도한 교감은 C라니? 교감으로서 체면 구기고 기분이 영 말이 아니다.

금액 차이 갖고 따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정부가 교감의 품위를 생각했다면 교육의 위계질서를 생각했다면 교사보다는 단돈 천원이라도 많아야 하는 것이 정상인 것이다. 몇 년 있으면 가문의 영광인 교장될 교감이 아니던가?

또 한가지 유감은 지급 대상 구분. 교사, 장학사, 연구사가 동일하고 교감, 무보직장학관, 교육연구관을 하나로 묶었다. 교사 출신 장학사의 경우는 그런대로 참을만하나 교감과 교장 출신 장학사는 억을하기만 하다. 그래도 전직이 교감, 교장인데 성과금은 교사 대우를 받는 것이니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만도 하다.

무보직 장학관도 억울하긴 마찬가지. 경기도의 경우, 무보직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교장 몇 년을 거친 장학관이다. 그런 장학관이 무보직이라는 이유로 성과급에서는 교감 대우를 받는 것이다.

좀 더 합리적이라면 교장 출신 무보직 장학관은 교장급으로 분류하는 것은 어떨까? 교감 출신 장학사는 교감급으로, 교장 출신 장학사는 교장급으로 하는 것이 교단의 질서를 세우는 한 방편이라고 보는 것이다.

유감 세번째는 교육청에 관한 것. 차등 지급 기준으로 과거 문제점으로 제기되어 온 경력위주의 비중을 줄인 것은 좋으나 엉뚱한 전화친절도가 기준에 들어간 것. 게다가 점수 비중이 커 최우수와 미흡은 무려 5점 차이. 그렇다면 이 점수는 교장의 경우, 학교표창 5개에 해당되니 잘못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학교 실태를 보자. 학교에 걸려 오는 전화 누가 받을까? 수업에 바쁜 선생님들이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 공익요원이나 교무보조가 받는다. 그렇다면 웃기는 일이 생긴다. 공익요원과 교무보조가 교감과 교장의 성과급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손에, 그들의 태도에 따라 평가와 돈이 왔다갔다 하니 잘못된 기준이라고 보는 것이다.

시쳇말로 교감과 교장의 공익요원, 교무보조의 전화친절 지도 능력이 관리자의 성과급은 아닐 것이다. 공감이 가는 평가 지표가 많을 터인데 구태여 전화친절도를 넣은 교육청의 리더십 부족과 지표 개발 연구 부족을 지적하는 것이다.

교감의 개인연수 실적도 문제로 제기하고 싶다. 교감직을 충실히 수행하느라 연수를 가지 못하거나 교장이 교감 연수 가는 것을 꺼려하여 연수를 못받았을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교감은 억을하지 않을까? 본인은 연수를 원하는데 학교 여건 때문에 연수를 못 받아 성과급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 교장은 말한다. 교장의 경우, 1, 2년차 교장의 경우에는 교육청 차출이 있어 그래도 위촉장 몇 개로 교육활동지원 실적을 메울 수 있으나 고참 교장에게는 위촉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원실적 점수가 0점이다. 이것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어떤 제도이든 완벽한 것은 없다. 구성원에게 100% 만족을 줄 수도 없다. 그러나 머리를 짜내면, 지혜를 모으면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심사숙고 하지도 않고 도교육청 예시를 그대로 받아들인 지역교육청은 구태의연하다는 혹평을 들을 수밖에 없다.

교육의 질서를 바르게 세우는 방법, 먼 곳에 있지 않다. 작은 것이지만 교원을 세심히 배려하는 교육정책, 바로 거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리포터가 제기한 여러 문제점이 반영되어 내년도에는 성과상여금 받고 찜찜한 교원들의 숫자가 확 줄었으면 좋겠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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