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임장지도가 더 필요한 때

2008.03.10 15:55:00

엊그제 울산 지방방송에서 학교 안전사고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는 방송이 있었다. 특히 전체 사고의 45.7%는 휴식시간에, 31%는 체육시간에 발생하고 있다고 하였다. 교육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현장에 있어 보면 언제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오늘은 또 무슨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오늘 오전 강북교육청 관내 유․초․중학교 교감회의에서 권혁종 교육장님께서는 안전사고가 휴식시간, 체육시간, 청소시간 등에 많이 발생하고 있으니 임장지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학교현장에서 안전사고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주로 언제 일어나느냐 하면 학생들은 있는데 선생님이 계시지 않는 곳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휴식시간 중 특히 점심시간, 체육시간, 청소시간, 식사시간 등 선생님이 계셔서 임장지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뜻하지 않는 안전사고가 일어나고 마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귀찮아도 학생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에 선생님이 가셔서 선생님의 강렬한 눈빛을 학생들에게 비쳐줘야 한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동행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의 난폭한 행동은 사그라질 것이고 학생들의 행동은 순해질 것이다.

요즘 학년초기에는 학교 선생님들이 너무 바쁘다. 그러니 선생님들이 계셔야 할 곳에 계시지 않을 수가 있다.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께서 각종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하니 이해해 주시리라 믿고 현장에 잘 나타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요즘 학생들은 어찌나 생각이 높고 수준이 높던지 선생님들이 바빠 현장에 나타나지 않을 것까지 미리 예측하며 마음대로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

체육시간에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학생들의 움직이는 양이 많아지고 학생들끼리 몸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체육선생님의 더 많은 관심과 각별한 지도로 안전사고를 줄여야 할 것이다. 특히 바쁘다는 핑계로 선생님께서 수업현장에 계시지 않는다면 안전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기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청소시간에 선생님들께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청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청소구역이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 청소도구가 안전사고를 유발할 도구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전에 위험을 줄이고 청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생님의 임장지도는 필수다. 선생님들의 동행지도야말로 청소지도가 잘 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중학생 정도면 선생님이 안 계셔도 점심시간의 자투리 시간에 그냥 조용히 책상에 앉아 공부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점심시간에도 교실에 담임선생님이 계시지 않으면 교실은 사고 장소로 바뀔 수밖에 없다. 선생님이 안 계시면 교실은 도서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장이 되고 만다. 복싱장이 되고 만다. 태권도장이 되고 만다. 배구장이 되고 만다. 축구장이 되고 만다.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곳이 되고 만다. 공부를 하고 싶은 데도 놀고 싶은 학생들의 정열 때문에 교실은 위험지구로 바뀌고 만다.

그러므로 선생님이 학생들의 눈에 띄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을 순화시킬 수 있다. 선생님이 눈에 띄면 학생들은 순한 양같이 온순해 보이지만 선생님이 눈에 뜨지 않으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구 날뛰는 게 학생들이다. 선생님들의 조그만 수고가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임장지도! 학생들과 함께 하는 동행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가 아닐까? 울산이 갈수록 안전사고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에 귀를 기울이면서 선생님 모두가 나는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임장지도를 잘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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