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에서 '공교육 공공요금제' 신설을 건의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미 수년전에 한국교총의 노력으로 전기요금이 기존보다 20%가까이 내리긴 했지만 학교에서는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부담이 여전하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아직도 배고프다'라고 했던 이야기가 의미있게 받아들여져서 전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인용한다면 '학교는 아직도 배고프다.' 이다.
냉,난방 사정이 불과 1-2년전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어 많은 학교에 냉,난방장치가 설치되었거나 설치되고 있다. 특히 올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작업이 한창인 학교들이 많다. 문제는 공사가 마무리되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데에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공감하고 있듯이 고유가시대에 학교는 문제가 없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냉방공사가 완료되었거나 기존에 냉방시설이 잘 되어있는 학교의 경우도, 냉방장치 가동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현실이다. 막대한 전기요금의 부담때문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물론 학교만 예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논리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역으로 학교는 특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좀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이 수년전부터 치솟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선풍기 밑에서 수업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는 학교들이 많다. 다행스럽게도 냉방장치의 공급이 활성화되면서 여기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특히 최근에 냉방공사를 완료한 학교의 경우는 그 기대치가 더욱더 크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학교에서의 걱정은 과연 공공요금을 감당해 낼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현재로써는 감당해 내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로 보여진다.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이 억제되고 에너지 절약을 해야 할 형국이기 때문에 학교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논리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인만큼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냉방장치를 그림의 떡으로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설치가 완료되었기에 가동을 안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이다. 학생들의 항의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요금 문제를 학교에서 쉽게 해결할 방법은 전무한 것이다. 다른 교육활동에 사용될 예산을 대폭 삭감해서 냉방비로 사용해야 된다는 결론이지만, 이렇게 되면 냉방을 위해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 있어 문제는 더욱더 커지게 된다.
따라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당국에서 직접 나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학생을 위해 학교가 존재하고 학생을 위해 냉방장치가 마련되었다면 당국에서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굳이 학생들이 미래의 가장 큰 자원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공교육 공공요금제'의 신설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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