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 땐 믿음, 열정의 향기 안고 가야.

2008.07.22 08:55:00

지난 주 18일(금), 19일(토)에 열린 전문직 연찬회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날에 있었던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장이신 차명호 교수님의 특강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주 건강해 보이셨고 생김생김도 이목구비가 뚜렷할 정도로 잘 생긴 미남 교수였다.

그 날의 특강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무엇보다 강의를 듣는 모든 이로 하여금 강의에 집중하도록 끌어넣는 힘이 뛰어난 것 같았다. 한 사람도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사람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사람도 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이끌어갔다.

생각대로 잘 이끌어지지 않으면 수시로 예화를 들어가면서 던지는 질문과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는 기술도 탁월하였다.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수업모델을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하였고 교수-학습 기법에 대한 강의는 전혀 없었지만 교수님의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 있는 강의 그 자체가 수업 기술의 본보기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막히지 않는 언변술이 가미되어 듣는 이로 하여금 완전히 녹아내리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재미를 주는 강의였다. 웃음을 주는 강의였다. 지루하지 않게 하는 강의였다. 두 시간의 연강이었지만 조금도 듣는 이들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가히 짐작이 되리라 본다.

순간순간 상황에 따라 예화를 드는 것도 적절한 것 같았고 우리의 심리파악을 하나하나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여 절로 고개가 끄떡거려지고 마음껏 실컷 웃는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훤히 내려다보고 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선생님들이 차 교수님과 같은 해박한 전공지식에다 끊임없이 쏟아내는 말솜씨가 더해진다면 학생들이 참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자는 학생들이 없어질 것 같았다. 장난치는 학생들이 없어질 것 같았다. 이렇게만 하면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업, 인정받고 칭찬받고 능력 있는 선생님이 될 것 같았다.

특히 차 교수님께서 선생님들이 가져야 할 두 가지의 덕목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고 수긍이 되었다. 그 중 하나는 ‘믿음’이었다. 학생들에 대한 믿음, 즉 이 애가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질 것을 강조하셨다. ‘당신은 지금보다 끝까지 훨씬 잘 될 것을 믿습니다’라는 긍정적 감정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지금보다 잘 될 것이다. 끝까지 잘 될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끝까지 믿어줘야 함을 강조하셨다. 지금부터 잘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긍정적 감정을 가지도록 권하셨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할 때 부정적 감정으로 대할 때가 많은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좋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나쁜 것만 눈에 보이니 긍정적 감정을 가질 수가 없다.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밉상 짓이나 하고 나쁜 짓만 하니 어찌 그 애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가질 수 있겠는가?

하지만 좋은 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나쁜 것만 눈에 띄어도 그 애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꼭 가져야 할 것 같다. ‘이 애는 지금부터 잘 될 것이다. 이 애는 지금보다 잘 될 것이다. 이 애는 끝까지 잘 될 것이다. 이 애는 지금보다 훨씬 잘 될 것이다’라는 긍정적 감정으로 다가가면 이 애는 반드시 잘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열정’이었다. 학생들에게 열정을 보여줘야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꽃 파는 사람이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바구니, 돈, 꽃향기를 가져간다. 버스를 탈 때 자기는 모르는데 함께 타고 가는 사람들은 꽃향기 맡으면서 기쁨으로 돌아간다고 하셨다.

그러면 우리 선생님들은 학교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어떤 향기가 나게 해야 되겠는가? 학생들을 신뢰하는 믿음의 향기, 학생들에게 쏟아 부은 열정의 향기 아니겠는가?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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