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선택제' 시범운영부터 하자

2008.08.04 21:04:00

공정택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재직중 검토를 했던 고등학교 선택제가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0학년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그동안 정해진 학군에서 일반계 고등학교를 진학함으로써 원천적으로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이 없었으나 이를 풀어 놓겠다는 것이다.

평준화의 틀을 깨겠다는 것으로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굳이 주소를 옮기지 않더라도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미 2년여 동안 모의배정을 실시해 봄으로써 2010학년도 시행에 만전을 기해 왔다는 평가다. 당장 시해에 들어가도 큰 문제가 없을 듯 보인다.

서울시 교육청이 추진하는 고등학교 선택제는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즉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학교와 거주지 이외의 학교를 동시에 선택, 지원하여 추첨배정받는 방식인데 공 교육감이 당선직후 여러 언론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이 과정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학교는 과감하게 퇴출시켜서 학교간의 경쟁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올인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하는 학교를 모든 학생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지원한 후에 추첨을 통해 학교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학부모나 학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고, 잘만 하면 원하는 학교에 진학을 할 수 있으니 환영할 만한 정책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의배정등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지만 좀더 확실한 검토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시범운영을 하자는 것인데, 학교선택제의 시행을 1-2년 늦추더라도 시범운영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즉 한꺼번에 서울시내의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하지 말고 특정한 지역에서 우선실시해 본 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교육정책이라는 것이 아무리 잘 검토를 한다고 해도 막상 시행하면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시범운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학교선택제가 제대로 성공한다면 서울 뿐 아니라 다른 시,도에서도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울시에서의 성공 여,부는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시범운영은 더욱더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이보다 중요성이 덜한 정책도 시범운영을 거치는 것이 관례인데 고등학교 진학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학교선택제가 시범운영없이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모의배정을 2년동안 실시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기술적인 문제일뿐 실제 시행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시행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좀더 확실한 준비를 위해서 시범운영을 먼저 거치자는 것이다.

교육정책은 단 한번의 오류도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단 한번의 오류라도 발생하는 날에는 그 당시의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범운영을 통해 환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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