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뜻을 둔 자는 끝까지 책을 읽어야

2008.11.20 13:41:00

10대 청소년이 되면 공자처럼 나름대로 뜻을 세운다. 공자가 15세 때 뜻을 세웠으니 우리로 치면 중2 때 뜻을 세운 셈이다. 그러니 뜻을 세움에 있어서 중학교 시절이면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적기(適期)가 아닐까 싶다.

공자는 15세 때 학문에 뜻을 세웠다.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나는(吾) 열다섯 살에 학문-배움(學)에(于) 뜻을 두었다)”고 하니 중학교 시절이 되면 나름대로 뜻을 세워야 한다. 그 뜻(志)은 학문에 있어야 한다. 즉 배움에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은 준비의 기간이라 한다면 중학교 시절은 시작의 시기라 할 수 있다. 시동을 거는 시기다. 시동을 걸면 그 때부터 속력이 붙어야 하지 않는가? 속력 없는 자동차를 보았는가? 나름대로 과속없이 속력을 내야 한다.

방향이 바르게 잡혔는데 무엇 꾸물거릴 것 어디 있나?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면 될 것 아닌가? 방향이 잡혀 있지 않으면, 길을 모르면 속력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듯이 내가 가야 할 길을 모르면 속력을 낼 수 없다.

그러기에 이제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잡히고 배워야 겠다는 각오가 서고 뜻이 분명이 세워진다면 그 때부터 페달을 밟아야 한다. 적당하게, 무리하지 않게, 알맞게 속도를 붙여 나가야 한다. 갈 길은 너무나 멀기 때문에 속도를 멈출 수는 없다.

배우는 것은 역류하는 배와 같기에 배움을 멈출 수 없다.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는 계속해서 나아가지 않으면 멈춤이 아니라 그 때부터 퇴보가 되고 만다. 그러기에 배움에 뜻이 서게 되면 그 때부터 시동을 걸어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勸學文)에 나오는 시의 첫 구절에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이 말의 뜻은 소년은 늙기는 쉬워도 배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소년 때 배우기가 늙기보다 어렵다는 뜻이다. 늙기보다 어려우니 평생을 배워도 쉽게 이룰 수가 없다. 그러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늙기 전에 배우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10대 청소년의 시절은 의기(意氣)가 양양(揚揚)하여 무엇이든 이룰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모두가 쉽게 도전을 한다. 뜻을 세운다. 각오를 단단히 한다. 하지만 나중에 끝을 맞춰 보면 배움에 이른 자와 이르지 못한 자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는 것을 보게 된다. 책을 읽지 않은 자는 ‘아, 어찌 저 친구가 저렇게 발전했을 수야’ ‘몰라보게 발전했네’ 하면서 감탄을 보내며 후회를 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되어 있다.

처음에는 배움에 뜻을 두고 책을 읽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나서 나중에 10년 20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중학교 때의 친구를 만나게 되면 “非復吳下阿蒙(비부오하아몽)”이란 말과 같이 친구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한탄하게 될 것 아닌가?

蒙(몽)처럼 吳(오)에 있을 때의 蒙(呂蒙)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지 않은가? 한참 만나보지 못한 사이에 놀랄 만큼 발전을 보인 친구로 나타나고 싶지 않은가?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한시도 책을 놓아서는 안 된다. 분발해서 책을 읽고 고통을 감수하면서 책을 읽도록 해야 할 것이다.

10년 20년 후 혜성같이 발전된 친구로, 진보를 이룬 친구로 학교 친구들에게 나타나고 싶지 않은가? 학교 다닐 때 별로 이름을 날리지 못한 친구라 할지라도, 별로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할지라도 지금부터 배움에 대한 뜻을 세우고 책을 읽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힘차게 달려가면 꿈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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