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가까이 해야

2008.12.05 09:31:00

중국 당대의 유학자이며 문학자인 한문공(韓文公)께서는 책을 읽되 지금의 책만 읽으려고 하지 말고 옛날의 책을 많이 읽도록 권하고 있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옛날의 책과 오늘의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습게 된다고 하셨다. 어리석게 된다고 하셨다. 바보가 된다고 하셨다. 하는 일마다 바보 소리를 듣는다고 하셨다.

한문공(韓文公)께서는 “인불통고금(人不通古今)이면 마우이금거(馬牛而襟裾)니라.”고 하셨다. 사람으로서 옛날과 지금에 통하지 못한다면 말과 소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고 하셨다. 말과 소에 사람이 입는 옷을 입혀 놓은 것을 상상해 보라.

옷 입히는 것이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소와 말과 사람의 체구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억지로 옷을 입혔다고 가정해 보라. 얼마나 꼴불견이겠는가? 웃음이 저절로 나올 것 아닌가? 모두다 소와 말에 옷을 입히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것이다.

배우는 학생이 책을 읽을 때 과거의 책은 케케묵은 것이라고 하면서 읽지 않고 지금의 책만 고집하는 것도 마소에 사람의 옷을 입히는 격이 되고 만다. 과거의 학문의 토대 없이 현재, 미래의 학문이 튼튼하게 세워지지 않을 것이며, 과거의 지혜를 무시하고서 현재의 지혜로만 산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요즘처럼 김치냉장고를 만들어 내는 분들의 지혜가 다 어디에서 나왔나? 옛 어른들의 김장 보관하는 법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김치냉장고를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사람들마다 현재의 김치 맛이 예전의 김치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예전의 김치 맛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예전의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예전의 것과 오늘의 것, 나아가 내일의 것이 서로 연결이 되어야 학문을 제대로 이루어 갈 수 있고 더욱 깊이 있는 배움이 이루어질 것이다. 옛날의 오늘의 학문, 옛날과 오늘의 역사를 함께 배워 나가야 학문에 깊이를 세울 수 있고 나라를 튼튼하게 세워나갈 수 있다.

옛 어른들의 말씀은 지혜이고 지식이다. 옛 어른들의 말씀을 애써 외면하면 우스운 사람 되고 만다. 어리석고 바보가 된다. 과거에 배움을 토대로 하지 않는 현재의 배움은 있을 수 없다. 고전도 중시해야 하고 과거의 역사도 중시해야 한다. 고전을 읽으면서 재치도 배우고 지혜도 배워야 한다. 웃음도 배우고 여유도 배워야 한다.

한때 고전읽기를 많이 했다. 요즘은 전혀 하지 않는다. 고전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한문공(韓文公)께서 말씀하신 인통고금(人通古今)에 위배된다. 의사소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남녀가 소통이 되어야 하고 노소가 소통이 되어야 하며 고금이 소통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짐승에 사람의 옷 입혀 놓는 것과 같은 격이 되고 만다. 요즘은 돈 있는 분들이 짐승에게 사람의 옷을 입혀 놓고 보기 좋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람에게는 사람의 옷을 입혀야 하고 짐승에게는 사람의 옷이 필요가 없다. 짐승의 털이 사람의 옷을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람들의 지혜가 어리석게 사용되어 웃음을 자아내게 할 뿐 기쁨이 되지 못한다.

고금의 소통이 있어야 자유스러워진다. 보기가 좋아진다. 아름다워진다. 어울리게 된다. 지혜로워 보인다. 기쁨을 주게 된다. 지혜를 얻게 된다. 지식을 쌓게 된다. 고금의 소통이 무엇인가? 바로 고전을 많이 읽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전을 말할 것도 없고 동양의 고전, 나아가 서양의 고전까지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옛 어른들과 대화가 통하게 되고 지혜를 배우게 되고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듣게 된다.

고전을 무시하지 말고 시간나는 대로 고전을 가까이 했으면 한다. 특히 역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와 미래의 거울이 되고 과거의 학문이 현재와 미래의 밑거름이 된다. 그러니 과거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고전을 무시해서도 안 되고 과거의 역사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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