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방문 활동을 통한 인성교육

2009.02.24 16:29:00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릴 때의 됨됨이로 성인이 되었을 때의 바른 인격이나 훌륭한 능력의 정도를 미루어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는 결국 쓸모없게 된다. 교육은 제멋대로 성장하게 될 아동을 다듬어주고 이끌어주고 알맞은 거름기를 제공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하는 일이다. 따라서 아동들에게 좋은 환경과 교육을 제공하여 보다 바람직한 행동과 건강한 심신을 갖게 해야 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아름다운 사람이란 얼굴이나 몸매가 예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남을 돕고, 양보하고, 친절하고, 규칙을 잘 지키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아름다운 사람은 남의 어려움을 보고 못 본체 하지 않는다. 교육의 목적은 이러한 아름다운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주위에는 이유야 어찌되었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도내 사회 복지시설은 노인 주거·양로시설 148곳을 비롯해 장애인시설 51곳, 아동 공동생활 그룹홈 20곳 등 모두 219곳에 이른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8,000여명’(08년12월30일자 새전북신문 사설)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통계에 잡히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설이나 가정은 훨씬 많을 것이다.

4년 전 전라북도교육청에서는 각급학교에 인성교육 강화책의 일환으로 1교1복지시설 결연 봉사 및 위문활동을 하도록 권장하였다. 어렸을 때부터 이웃돕기 실천을 통해 바른 인성교육을 시키자는 의지였다. 이에 따라 김제교육청에서도 ‘1교1복지시설 결연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특색사업으로 선정 강력한 실천 의지를 촉구했다. 김제시 관내 각급학교에서는 1개 복지시설에 대한 결연을 맺고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을 통한 돕기를 실천하고 있다.

지역 내의 복지시설 현황을 안내받은 본교(원평초)도 가까운 노인 및 장애인 수용 시설과 결연을 맺었다.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위해 전교 어린이회에서 결정하도록 하였다. 향후 활동계획이나 방법도 어린이회에서 결정하였다. 결연식을 맺은 뒤 금학년도 말까지 매년 7회씩 연 28회 방문, 위문활동과 생활용품 전달 및 봉사활동을 벌여 오고 있다. 연간 1학생당 1회, 6년간 6회의 봉사활동을 체험하게 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한 학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1개월 쯤 앞둔 학급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모든 계획을 수립한다. 개인별로 다양한 특기나 장기를 추려본다. 노래, 율동, 악기연주, 댄스, 연극, 마술 등의 재밋거리를 찾아본다. 프로그램을 결정한다. 소품을 수집하거나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교사의 도움 없이 분야별로 방과 후 시간에 연습한다. 이미 배운 것들이거나 TV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 되어진 것들을 다양하게 연출한다. 위문품도 수집한다. 집에 많이 있는 것이나 용돈을 절약해서 구입한다. 화장지, 라면, 과자, 과일 등이 주류를 이룬다. 안마를 해 드리면서 무슨 대화를 나눌 것인지를 구상하기도 한다. 실로 학생들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창안하여 작은 규모의 학예발표회를 하는 셈이다.

언젠가 시설의 운영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본교 4학년 한 학생 일가족이 찾아 왔다고 했다. 시설을 방문하고 봉사활동을 벌였던 학생이었다. 라면 등의 간단한 실용물품을 사들고 찾았다고 한다. 또 한번은 대여섯 명의 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했단다. ‘우르르’ 몰려와서 그냥 놀러 왔다고 하면서 할머니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간단한 위문품을 놓고 갔단다.

그런 학생들이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어린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이웃돕기에 대한 필요성이나 방법 등이 체험에 의해 내면화 되어 있을 것이다. 시설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형편을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되고 도우려는 마음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스스로 행동으로 실천하곤 할 것이다. 의도적인 체험교육과 교육적 환경이 필연적으로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들게 된다. 진정한 나눔과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사회, 다같이 잘사는 복지사회가 되는 것은 역시 좋은 교육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학구 김제 부용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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