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학부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수업 시간에 학생이 아프다고 아무런 말도 없이 수업 시간 중에 엎드리고도 깨워도 일어날 생각을 않고 게다가 태도면에서 교사가 점수를 감하겠다고 하는 데도 계속 누워있는 자세. 게다가 자식을 두둔하는 전화를 하는 학부모의 처세에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그 학생이 그런 사실을 어떻게 이야기했는지는 몰라도 학부모가 학교에 전화를 하여 수업 시간에 점수를 깎는다고 전화를 하는. 참으로 교사로서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하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교사를 생각하기에 교사의 점수까지 참견하는 일이 일어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학부모가 학교에 간섭할 일이 있고 없는가를 생각하지도 않고 학교까지 찾아와서 오히려 항의를 할 자세를 취하는 것은 교권 침해를 넘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자식을 맡겨 교육을 올바르게 시켜 달라고 하는 학부모가 오히려 학생의 잘못을 책망하기는커녕 잘못을 두둔하는 자세를 생각해 보노라면 오늘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학부모를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사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것도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 지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학교에 와서 교사들의 잘못을 꼬집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학교에 대한 흐름을 알고자 하는 것인지를 분간할 수가 없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자 어디 있겠는가?
오늘의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학교 교사들의 능력 운운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 현실의 교육의 잘못을 바로잡아가야 할 학부모들의 수수방관이 더 잘못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에 찾아와서 자기 자식 잘못된 것을 교사에게 바로잡아 줄 것을 더 부탁드리기는커녕 학교에 찾아와 교사들의 고유 권한조차 침해하려고 하는 학부모의 자세는, 자녀를 올바르게 교육시켜 달라고 학교에 맡기고서 해야 할 태도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