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얼룩진 서울시 교육청이 3월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정기인사에서 특정 보직에 1년 이상 근무한 장학관과 장학사, 본청과 지역청 과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다른 곳으로 전보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현직교장 2명이 경찰에 구속되는 사태를 맞이함으로써 대대적 물갈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철만 되면 소문이 무성했던 서울시교육청의 인사가 도마에 오른 것도 그동안의 인사비리를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전문직과 일반직 모두 전보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자리만 옮기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교원들의 생각이다. 어차피 수평이동으로 비리를 뿌리뽑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좀더 확실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수평이동은 단순히 자리이동일 뿐 특별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비리와 관련된 철저한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인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진다면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철이 코앞에 다가와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을 수 있지만 자리만 옮기는 형태의 인사로는 납득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보직사퇴에 이어 대대적 물갈이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보다 우선해야 될 문제는 더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자체적인 조사는 물론 경찰의 비리수사를 이번에는 정말로 철저히 해야 옳다. 이번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이 가장 좋은 기회로 보여진다.
최소한 일선학교 교원들이 수긍할 만한 대책이 필요하다. 강남지역에 전문직 출신을 교장으로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잘한 일이긴 하지만 교사출신 교장과 전문직 출신 교장들을 적절히 안배하는 수준으로 결정됐어야 한다. 모든 전문직들이 비리와 연루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사 출신이나 전문직 출신이나 능력있고 학교경영을 잘 할 수 있다면 이들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전문직이기에 무조건 보내지 않겠다는 발상도 따지고 보면 100%옳다고 볼 수는 없다.
일선학교 교사들에게만 청렴을 강조하는 서울시 교육청이 이렇게 인사비리로 얼룩졌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촌지문제만 계속해서 거론되었기에 모든 비리는 촌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보다 더한 비리가 서울교육의 중심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은 정말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매년 청렴도에서 하위에 머물렀던 서울시 교육청이 좀더 일찍 칼을 뽑아 들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뒤늦게나마 의지를 보이는 것은 정말로 다행스럽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의지를 보이는 것은 물론, 앞으로 더이상 비리로 얼룩지는 서울의 교육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철저한 수사와 자기반성을 촉구한다.